이란 핵 문제가 약 20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회부되면서 이란 정치권과 언론계 내부의 대응 방식을 둘러싼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유지하고 협상을 통해 추가적인 고립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과,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국제사찰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강경파 입장을 대표하는 매체인 키한은 이란의 핵 협력이 서방의 압박을 막지 못했으며, 오히려 IAEA가 이란의 안보를 겨냥하는 수단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키한은 이란이 적의 정보 수집 수단을 차단하고 NPT에서 탈퇴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도 IAEA 이사회 결의를 불법적이고 전적으로 정치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IAEA의 정치화된 행동이 각국을 NPT 탈퇴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언론 조무후리는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와 IAEA와의 건설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군사력이나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무후리는 위기 상황에서 일부 급진 세력이 정치적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비판했고, 국영방송 이리브(IRIB)가 이들에게 발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정책 분석가 알리 빅델리도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교의 역할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의 정치 구조에서 군사·현장 대응이 항상 옳은 것으로 간주되면서 외교가 사실상 관찰자 역할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빅델리는 핵 문제가 안보리로 회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며, 전쟁이 이어지고 경제적 압박이 커질수록 국내 상황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타레 소브 역시 지난 20년간 이란의 핵 정책을 비판하며 핵 문제가 안보리로 돌아간 것은 ‘출발점으로의 회귀’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줄이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문제를 포함한 협상과 타협 가능성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대로 키한 측은 서방의 압박이 심화된 원인이 이란의 양보와 IAEA 협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협력을 지속해도 서방의 요구만 늘어났다는 것이 강경파의 입장이다.
IAEA 이사회는 23개국의 찬성으로 이란 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했다. 이란의 국제사찰단 접근 문제와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 핵시설 상황을 둘러싼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의 다음 대응은 외부 압력에 대한 반응을 넘어, 이란 권력 구조 내부에서 외교 채널을 유지해 위기를 관리하려는 입장과 국제 핵 체제와의 협력을 더욱 축소하려는 입장 가운데 어느 쪽이 우위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