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9일, 양국에서 파악된 전체 사망자가 682명으로 늘었다. 실종자 수도 2천980명으로 증가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네팔 재난 당국은 지난 26일 중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67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 홍수와 연관된 토석류 사태로 발생한 사망자도 7명으로 늘었다. 네팔에서 발생한 실종자는 2천426명으로 집계됐으며, 티베트에서 파악된 실종자 554명을 합하면 전체 실종자는 2천980명에 달한다.
실종자 가운데 500명이 넘는 외국인은 인도와 미국 등 30여 개국 출신으로 전해졌다.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날 네팔 홍수 피해 현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운용하는 헬기가 처음으로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현지 대응팀은 악천후와 네팔 당국의 허가 문제로 헬기를 띄우지 못했다.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서도 비와 짙은 안개로 헬기를 이용한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한때 중단됐다.
한국 외교부는 외교부 직원 1명과 소방청 8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9명을 추가로 네팔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파견된 11명의 대응팀과 함께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이 실종된 사고 현장에서 수색·구조 상황을 직접 지원하기 위해 이날 네팔에 도착했다.
네팔 구조 당국은 침수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갇힌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100명 넘는 인원이 진흙으로 가득 찬 터널에 갇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터널 내부에 1.2∼1.5m 깊이의 진흙이 쌓이고 헬기가 착륙할 장소도 제한돼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홍수로 네팔의 수력발전소 11곳과 태양광발전소 1곳의 운영도 중단됐다. 해당 발전소들의 총 발전 용량은 431.1MW로 네팔 전체 설비 용량의 약 10%에 해당하며, 실종된 수력발전소 노동자는 933명으로 집계됐다. 유니세프는 이번 대홍수로 네팔 지역 학교 18곳이 파괴되고 10곳이 파손됐으며 학령기 아동 1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지룽현 지룽 통상구 상류의 자연댐 호수 수위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중앙TV는 호수 수위가 전날 오전 최고점보다 10m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네팔 재난관리청 관계자는 호수가 완전히 비워질 때까지 2차 홍수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대홍수는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변화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랑탕리룽산 해발 5천200m 지점에서 폭 600m 규모의 빙하가 암석과 함께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규모 5.2 지진과 유사한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빙하와 토석류가 렌데강에서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