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가 러시아를 유럽과 세계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대러시아 정책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슈피겔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는 다음 달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대표단을 위한 지침에서 러시아를 “헝가리와 유럽, 세계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로 규정했다. 해당 문서는 러시아의 군사적 공격을 규탄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안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장은 헝가리의 기존 대러시아 정책과 비교해 큰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헝가리는 러시아에 우호적인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가 이끌었으며, 오르반은 유럽에서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인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돼 왔다.
피터 마자르 총리가 올해 초 선거에서 오르반을 꺾은 이후 헝가리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친유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도 최근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안드리 시비하는 헝가리가 올해 초부터 조사해온 우크라이나 은행 관련 자금세탁 사건을 종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오스트리아에서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던 은행 차량 2대를 압수했다. 해당 차량에는 약 8,20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금이 실려 있었으며, 헝가리 당국은 자금세탁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차량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다른 조치도 취했다. 지난 6월 19일 헝가리 정부는 빅토르 오르반 전 정부가 시행했던 우크라이나 언론에 대한 9개월간의 금지 조치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우크라이나와 헝가리는 6월 소수민족 문제와 관련한 합의에도 도달했다. 이 합의로 주요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EU 가입 협상 첫 번째 클러스터를 개시하는 데 동의했다.
헝가리가 러시아를 위협으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오르반 정부 시절과는 다른 외교적 방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