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도주의 업무 책임자 톰 플레처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과 구호요원을 상대로 한 드론 사용이 증가하면서 인도주의 지원 활동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처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방문한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들이 러시아 드론의 지속적인 위협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 강변은 러시아군이, 서쪽 강변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으며, 강 건너편에서 자폭형 드론과 감시 드론이 민간인과 차량, 대중교통을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처는 이러한 드론의 위협이 민간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있는 구호요원에게도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인도법에 따라 구호요원이 보호받아야 하지만, 표시가 된 인도주의 차량까지 공격을 받은 사례가 있어 구호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지 단체들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플레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기금을 통해 지원되는 활동의 3분의 2 이상이 현지 단체에 의해 수행되고 있으며, 이들 단체가 자신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처는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인도주의 대응을 위해 유엔에 20억 달러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전력과 수도, 가스 등 민간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수백만 명이 다시 혹독한 겨울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은 전 세계적으로 기부금이 감소하면서 인도주의 지원의 우선순위를 크게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플레처는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적 필요에 직면한 인구가 당초 8,700만 명으로 파악됐지만 아프리카의 에볼라와 베네수엘라 지진, 추가적인 분쟁 등의 영향으로 약 9,200만 명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레처는 국제사회가 국방비와 국내 우선순위에 지출을 늘리면서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재원 마련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한된 납세자들의 자금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각국 정부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별도의 평가에서 지난해 폭력의 피해를 입은 구호요원이 907명에 달했으며, 최근 3년 동안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경고했다. 플레처는 공격을 수행한 사람뿐만 아니라 무기를 발사하거나 드론을 조종한 사람까지 조사와 책임 규명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