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가 독신자와 동성 커플의 입양을 제한해 온 현행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는 정부가 발표한 220쪽 분량의 아동보호 보고서에서 현재의 입양 체계가 붕괴 직전에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입양 관련 규정을 다시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저르 총리는 독신자와 동성 커플의 입양을 규정하는 제도를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동을 누가 입양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문제는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심리학자와 아동보호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사랑이 있는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의 성적 지향이나 혼인 여부가 판단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헝가리 정부는 현재 관련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정 대상은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와 피데스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현행 제도는 혼인한 부부에게 입양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고, 독신자와 동성 커플의 선택지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동성 커플은 혼인할 수 없고 등록 동반자 관계만 맺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한 명이 독신자 자격으로 입양을 신청하는 방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2020년 개정된 법률은 독신자의 입양에 가족정책 담당 장관의 별도 승인을 요구하면서 동성 커플의 입양을 사실상 제한했다.
이번 발표를 두고 헝가리 야권과 언론에서는 강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야권 성향 매체는 머저르 총리가 ‘성소수자 로비에 굴복했다’고 비판했으며, 독립 언론은 입양 판단 기준을 전문성 중심으로 되돌리겠다는 약속으로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2010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진 오르반 정부의 정책과 이념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헝가리에서 2026년 4월 정권이 교체된 이후 인권과 아동보호 분야에서 추진되는 주요 정책 변화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머저르 총리는 대규모로 국가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이 있는 반면, 독신자와 동성 관계에 있는 예비 부모들이 정치적 기준과 행정적 장벽 때문에 입양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제도는 입양 판단을 전문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