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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의 브뤼셀 정치 네트워크도 흔들린다…헝가리 정권 교체에 조직·자금 기반 해체 위기

1시간 전46벨기에, 브뤼셀
오르반의 브뤼셀 정치 네트워크도 흔들린다…헝가리 정권 교체에 조직·자금 기반 해체 위기AI

헝가리의 정권 교체 이후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가 브뤼셀에서 수년간 구축해온 우파 정치 네트워크가 자금 지원 중단으로 흔들리고 있다. 오르반이 설립한 우파 싱크탱크 MCC 브뤼셀은 새로운 후원자가 없을 경우 폐쇄 위기에 놓였으며, 오르반 정부가 매입한 행사 공간인 ‘헝가리 하우스’도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 오르반의 피데스당이 주도해 만든 유럽의회 우파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 역시 오르반의 퇴장 이후 변화를 맞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가 수년간 브뤼셀에서 구축해온 정치 네트워크가 헝가리의 정권 교체와 함께 흔들리고 있다. 오르반은 16년 동안 헝가리 총리를 지내면서 유럽의 강경 우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고, 브뤼셀의 정치권과 시민사회 조직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동맹 세력의 활동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페테르 마자르 신임 헝가리 총리가 4월 선거에서 오르반을 꺾은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마자르 정부는 오르반 정부가 지원했던 관련 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통제권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르반이 브뤼셀에서 구축했던 여러 조직과 시설이 존폐의 갈림길에 놓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르반이 설립한 우파 기관 마티아스 코르비누스 콜레기움(MCC)의 브뤼셀 지부다. MCC 브뤼셀은 2022년 문을 열고 유럽연합 싱크탱크가 밀집한 브뤼셀에서 보수주의 목소리를 내세웠으며, 이민과 성별 이념 등 문화·정치적 쟁점을 다루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MCC는 오르반 정부가 조성한 1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기반으로 운영됐으며, 브뤼셀 지부의 연간 예산은 600만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마자르 총리가 오르반을 꺾은 이후 MCC는 기금을 반환하고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브뤼셀 지부 역시 재정적 기반을 잃게 됐다.

프랭크 푸레디 MCC 브뤼셀 대표는 새로운 후원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현재 형태의 MCC 브뤼셀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부자를 찾고 있으며,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조직을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새로운 자금원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독일 마셜펀드의 연구원 즈수잔나 베흐는 오르반과 가까운 조직들이 미국 보수 진영이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유럽 시민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주권, 이민, 검열 및 법률전쟁 문제 등을 다루는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국무부 대변인은 진행 중인 내부 논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검열 문제에 대응하고 유럽을 포함한 민주사회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강화하는 데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르반 정부의 국가 자금은 국제적인 정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르반과 가까운 은행인 마자르 뱅크홀딩은 스페인의 극우 정당 복스에 대출을 제공했으며, 오르반 정부는 댄ube 연구소와 보수 성향 매체 유러피언 컨서버티브 등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오르반을 지원하는 재단은 유럽과 미국의 민족주의 성향 인사들이 모이는 연례 행사인 CPAC 헝가리 개최에도 관여했다. 마자르 총리는 이 같은 기관들에 대한 정부의 자금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브뤼셀에서 오르반 정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은 ‘헝가리 하우스’다. 헝가리 정부는 2021년 미국과 영국 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18세기 저택을 매입했으며, 과거 벨기에 재무부가 사용했던 이 건물은 2024년 헝가리가 EU 순회 의장국을 맡기 직전 행사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현재 헝가리 하우스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해당 건물은 EU와 벨기에, NATO 주재 헝가리 대표부와는 별개의 시설이다.

유럽의회에서도 오르반의 정치적 영향력은 변화를 맞고 있다. 피데스당은 11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중도우파 유럽국민당에서 제명된 뒤 2024년 새로운 우파 정치그룹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정치그룹에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국민연합도 포함돼 있다. 오르반의 퇴장은 해당 그룹에서 가장 주목받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사라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피데스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안드라시 라슬로는 이 그룹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과 에너지, 생활비 등의 문제에 대한 유럽 시민들의 우려를 계속 대변하고 있으며, 내년 프랑스 선거에서 르펜이 선두 주자로 평가되는 상황이 그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MCC 브뤼셀을 비롯한 오르반계 조직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다. MCC 브뤼셀 측은 향후 지원금이 특정 조건과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새로운 후원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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