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국영 배경의 반도체 장비 기업이 자체 개발한 침지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제매체 디인포메이션은 국영 배경의 상하이 소재 기업이 중국 최초의 국산 침지식 심자외선 노광장비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SMIC), 화훙반도체(Hua Hong Semiconductor),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hangXin Memory Technologies, CXMT) 등에 약 5대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27년에는 약 20대가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디인포메이션은 해당 기업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복수의 중국 기업에서 심자외선 노광장비 개발 인력을 흡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중 한 곳은 국영 배경의 신생기업인 상하이위량성테크놀로지(Shanghai Yuliangsheng Technology)로 파악됐다. 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은 지난해 9월부터 상하이위량성테크놀로지의 침지식 노광장비를 시험 가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비는 대부분 자국산 부품으로 구성됐지만, 일부 핵심 부품은 여전히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현지 공급업체의 생산 지연으로 올해 출하량이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홀딩은 지난해 침지식 심자외선 노광장비를 131대 출하한 바 있어, 이번 중국의 생산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해당 장비는 성능과 제조 품질 면에서 ASML홀딩의 제품에 미치지 못하며, 반도체 기업의 실제 생산 라인에 투입되기까지 수개월의 시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보도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27일(현지시간) ASML홀딩 주가는 7% 이상 하락하며 지난 6월 8일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BE세미컨덕터인더스트리스(BE Semiconductor Industries)는 약 8.5% 하락했으며, 프랑스 반도체 소재 기업 소이텍(Soitec)은 5%,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는 약 3% 하락했다. 이 밖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침지식 심자외선 노광장비는 회로 패턴을 실리콘 웨이퍼에 새기는 장비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대한 접근이 수출 통제로 제한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된 노광 기술로 꼽힌다. 중국은 자체 극자외선 노광장비도 개발 중이나, 아직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에 대해 ASML홀딩 측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하원은 결의안 8170호를 통해 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화훙반도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 화웨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를 제재 대상 기업으로 법제화한 상태이며, 이번에 공급 대상으로 거론된 세 개 기업이 모두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서방산 침지식 노광장비 구매 및 유지보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