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중동 긴장 고조 우려 표명…유엔 승인 없는 제재 규탄

59분 전12인도, 뉴델리

브릭스 정상들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하지 않은 일방적 제재를 규탄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출범한 브릭스는 뉴델리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입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했다.

정상들은 유엔 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 아래 있는 민간 기반시설과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핵시설의 안전과 보안이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입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브릭스 정상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일방적 제재도 문제로 지적했다. 공동성명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 및 목적을 훼손하는 불법적 조치의 폐지를 촉구했다. 다만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창설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10년 합류했다. 이후 회원국이 11개국으로 확대됐고,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과 상당한 규모의 경제 생산량을 대표하는 협력체로 성장했다. 브릭스는 서방 중심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안을 추진하고 국제기구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가 서방을 겨냥한 조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브릭스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글로벌 사우스가 국제 거버넌스에서 규칙을 만드는 주체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회원국 간 합의와 단결을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이란 전쟁으로 해상 교역의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해상 노동자의 안전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브릭스 선원 네트워크 창설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의 대표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극화된 세계로의 전환이 식민주의적 사고에 익숙한 국가들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며 관세, 제재, 무력 등을 이용해 경쟁국의 성장을 억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시진핑 주석은 브릭스 회원국들이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국가의 주권 침해에 반대하고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의 서방 금융체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회원국 간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러시아와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과의 경제·국방·기술 협력도 확대하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겹치면서 회원국들이 공통된 입장을 마련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자리가 됐다. 인도와 중국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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