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와 도시, 창고, 발전소 등을 겨냥해 고속 공격 드론과 소형 순항미사일을 확대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 공군의 요격용 미사일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사용하는 제란-3, 제란-4, 제란-5 드론과 반데롤 미사일은 기존의 지상 기반 대공포나 상대적으로 느린 요격 드론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공격 무기를 추적하기 위해 초음속 전투기를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 드론을 요격하는 데 필요한 미사일의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F-16 전투기에서는 적외선 유도 AIM-9 미사일과 레이더 유도 AIM-120 미사일의 부족 현상이 보고됐다. 이와 함께 구소련 시절 제작된 미그-29 전투기가 사용하는 공대공 미사일 역시 부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F-16은 가장 많은 수가 운용되는 전투기 기종으로 약 50대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그-29 역시 이에 가까운 규모로 운용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해 온 55개월 동안 상당한 손실을 입었음에도 우크라이나 항공여단이 여전히 수십 대의 미그-29를 운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상공에서는 미그-29 전투기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을 추적하는 모습이 매일 목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그-29는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소련식 공대공 미사일인 적외선 유도 R-60과 R-73, 레이더 유도 R-27을 모두 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시속 약 500㎞의 제란 드론과 시속 약 700㎞의 반데롤을 요격할 때 선호되는 미사일은 보다 현대적인 R-73인 것으로 전해졌다.
R-73은 근거리에서 기동성과 정확도가 높은 미사일이지만 구름 속에서 추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알려진 약점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일부 조종사들은 상황에 따라 전투기의 기관포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전쟁 발발 당시 상당량의 R-73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동맹국으로부터 추가 물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미사일은 1980년대에 개발된 부품을 일부 우크라이나 산업이 생산했음에도 최종적으로 러시아에서 조립되는 것으로 알려져 공급량에 한계가 있다.
R-73의 소모량은 이 미사일이 당초 개발된 용도를 넘어 사용되면서 더욱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오사 방공체계의 9M33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지자 R-73을 지상 발사대에 장착했으며, 일부 무인 보트에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압박을 보여주는 사례로 1970년대에 개발된 R-60 미사일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추락한 우크라이나 미그-29의 잔해에서 R-60이 확인됐으며, 이번 주에는 미그-29가 매우 낮은 고도에서 R-60을 사용해 반데롤을 격추하는 영상도 유포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022년 당시 R-73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R-60이 다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순항미사일과 샤헤드 계열 드론에 대한 지속적인 요격 작전으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2025년 11월부터 R-60 현대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탐색기 부품을 디지털 부품으로 교체해 적외선 감지 능력을 높이고 지상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위원회의 이호르 페디르코는 이를 사실상 사용하기 어려운 미사일을 활용하기 위한 임시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R-60 역시 제란이나 반데롤을 격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R-73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공군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지 않았다면 R-60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방산 미사일이 부족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기관포에 의존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전투기가 드론이나 미사일에 매우 가까이 접근한 뒤 사격해야 하기 때문에 요격 과정에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폭발 과정에서 요격 대상과 요격 전투기가 함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상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에 대해서도 요격 가능한 규모보다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를 소모시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투기와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의 재고 역시 소모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의 요격용 미사일 재고가 감소할수록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이 방공망을 통과해 목표물을 타격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