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육계, 군사 애국주의와 반서방 선전 강화

57분 전0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 교육계, 군사 애국주의와 반서방 선전 강화AI

러시아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에 군사 애국주의와 반서방 선전을 확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극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으로 설명하고, 군사훈련과 드론 운용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교사들에게 국가 서사에 반대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을 기록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지침도 내려졌다.

러시아가 교육체계를 군사 애국주의와 반서방 선전을 확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린이들의 인식을 둘러싼 경쟁을 새로운 전선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애국심을 키우기 위한 전국 단위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개편은 모든 교육 단계에 걸쳐 진행됐으며, 9월 1일부터 러시아 유치원에서도 국가가 주도하는 애국 교육과정이 공식적으로 도입됐다.

러시아 교육과정은 역사를 수정하고 전투 관련 내용을 일상적인 학습에 포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은 우크라이나 전면전을 다극 세계를 지키기 위한 실존적 방어전으로 설명하고, 전쟁이 장기화된 책임을 집단 서방에 돌리도록 지시받고 있다.

매주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중요한 것들에 관한 대화’ 수업에서는 군사 관련 주제와 점령 지역의 재통합 문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교육 당국은 사회과학 수업 시간을 줄이는 대신 기본 군사훈련과 드론 운용 교육, 크렘린 선전 관계자들이 구성한 표준화된 역사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군사화된 청소년 조직도 강화되고 있다. 국가가 후원하는 ‘첫 번째 운동’은 소련 시절 개척단을 모방하려는 조직으로 소개됐으며, 군사 청소년 단체인 ‘유나르미야’는 8세 어린이에게도 대형 행진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현재 2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투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설립한 민간 군사교육센터에서는 행동 문제를 가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전술 규율을 가르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개인으로서 행동하기보다 전투부대처럼 움직이도록 훈련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군사화 정책이 학생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학생이 선전 수업을 부담으로 여기고 있으며, 일부 교사는 해당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일반 숙제를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심리학자들은 국가 주도의 사상교육이 거짓말과 표면적인 복종을 사회적 규범으로 받아들이는 이중사고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이 러시아 청소년의 교육 수준과 심리적 안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의 무관심을 억제하고 국가 서사에 대한 순응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 교육 당국은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태도를 감시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개정된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중요한 것들에 관한 대화’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도발적인 질문을 하거나 국가가 제시한 가치관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을 공식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교사들은 수업이 끝난 뒤 작성하는 평가 자료에 해당 사례를 남기고, 학교 관리자가 학생들의 사상적 순응 정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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