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국제핵융합실험로에 공급하는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를 제작해 출하했다. 해당 부품은 프랑스에서 조립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제작에는 유럽연합의 핵융합 관련 기관인 퓨전 포 에너지와 안살도 누클레아레, 웨스팅하우스, 발터 토스토로 구성된 AMW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이번 출하로 유럽 15개 기업이 참여한 15년간의 공급망 프로젝트가 마무리된다.
진공용기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중심을 이루는 스테인리스강 구조물이다. 내부에서는 수소 원자가 융합할 수 있도록 플라스마가 섭씨 1억 5천만 도까지 가열될 예정이다. 도넛 형태로 설계된 진공용기는 외부 불순물의 유입을 막고 내부의 극한 환경을 안전하게 가두는 역할을 한다.
진공용기는 D자 형태의 섹터 9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5개는 유럽에서 제작되고, 나머지 4개는 한국에서 제작된다. 모든 섹터가 결합되면 진공용기의 지름은 19.4m, 무게는 5,200t에 달한다.
각 섹터는 대형 구조물인 동시에 정밀한 형상과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해 제작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됐다. 퓨전 포 에너지와 협력업체들은 엔지니어, 용접공, 품질관리 담당자 등 최소 150명의 인력을 여러 작업장에 투입했다.
제작 과정에서는 원강재 단조물을 절단하고 가공한 뒤 서로 연결해 4개의 세그먼트로 만들고, 이를 다시 최종 섹터로 조립했다. 진공용기 섹터 하나에는 총 150km가 넘는 용접선이 포함됐으며, 모든 용접 부위는 정밀 검사를 거쳤다.
이번에 출하된 섹터 2는 이탈리아 몬팔코네에 있는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이탈리아 작업장에서 제작됐다. 컨소시엄은 앞서 4개 섹터를 제작하면서 복잡한 조립과 가공 공정을 축적했지만, 이번에는 국제핵융합실험로 현장의 조립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납품 일정이 앞당겨졌다.
퓨전 포 에너지의 보리스 벨레시아 프로그램 관리자는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공급업체 간 협력을 유지하며 해당 섹터를 기록적인 시간 안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성과의 핵심으로 회복력과 팀워크를 꼽았다.
AMW 컨소시엄의 루카 아시온네 프로젝트 총괄도 여러 시설 간 협업을 통해 섹터를 예정보다 일찍 완성했다며, 기술적·관리적 도전이 컸던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퓨전 포 에너지의 마르크 라샤즈 이사는 유럽의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 완성이 첫 번째 섹터를 국제핵융합실험로에 인도한 뒤 이어진 여정의 마무리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업이 유럽의 공급망이 미래 핵융합 장치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