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주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 상황과 관계없이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크리스틴 프레셰트 퀘벡주 총리실은 현지시간 8일 성명을 통해 미국산 주류의 정부 운영 주류매장 판매 금지 조치를 공정한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퀘벡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무역전쟁 상황에서 퀘벡의 경제적 이익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류 판매는 퀘벡 정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며 미국산 주류 판매 재개 여부는 퀘벡주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발표됐다. 연방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각 주가 시행하고 있는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철회하는 방안 등을 협상 카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수백 개 캐나다산 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협상 타결을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하는 방안과 캐나다의 유제품 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방안 역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퀘벡 정부는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독자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미국산 주류의 재판매 여부는 각 주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어, 연방정부의 통상정책과 주정부의 권한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퀘벡주의 조치를 철회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 마이크 톰프슨은 퀘벡주가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캐나다와 캘리포니아 양측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과 캐나다 시장의 교역 관계를 강조하면서 미국산 와인을 캐나다 소비자들이 다시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와 미국의 협상 시한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8월 19일 관세 시한을 앞두고 양국 협상단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합의 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퀘벡 정부가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캐나다 연방정부의 대미 협상 전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일부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퀘벡주가 자체 권한을 근거로 이를 거부할 경우 최종적인 협상 이행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무역갈등이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충돌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주류 판매와 같은 지방정부 권한이 향후 북미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