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휘발유 소비량이 국내 생산량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해상봉쇄로 연료 수입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석유부와 국영 석유제품 유통회사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샤흐리바르 첫 8일 동안 하루 평균 휘발유 소비량은 1억4천800만ℓ를 넘어섰다. 일부 날에는 하루 소비량이 1억5천440만ℓ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란의 국내 생산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및 최고에너지위원회 소속 모스타파 나카에이 의원은 이란의 하루 휘발유 생산량이 석유화학 부문 생산을 포함해 약 1억2천만~1억2천500만ℓ라고 밝혔다. 반면 소비량은 하루 1억3천500만ℓ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나카에이 의원은 평상시에도 휘발유 생산량과 소비량 사이에 하루 1천만~1천500만ℓ의 격차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평상시에는 이 부족분을 수입으로 충당했지만, 전쟁과 현재의 상황으로 인해 휘발유 수입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모하마드 자파르 가엠파나 이란 부통령도 국내 휘발유 생산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미국의 해상봉쇄로 부족한 연료를 충분히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 언론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휘발유 공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체계의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주유소 연료카드를 통해 공급되는 보조 휘발유의 양을 제한하고 가격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나카에이 의원은 주유소의 연료가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유소 카드를 통한 휘발유 공급량을 크게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노후 차량에 대한 새로운 제한 조치도 시행했다. 파테메 모하지라니 정부 대변인은 9월 1일 20년 된 승용차, 15년 된 픽업트럭, 50년 된 트럭이 폐차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의 소유자가 폐차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보조 가격인 ℓ당 1천500토만과 3천토만의 휘발유 배정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당시 ℓ당 5천토만으로 제시된 3단계 가격으로 연료를 구매해야 한다고 모하지라니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주유소에서는 긴 대기 행렬이 발생했다.
다만 이란 국영 석유정제·유통회사는 이란이 휘발유 부족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유소의 대기 행렬이 휘발유 소비량의 급증과 연료 저장·유통 인프라 피해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평균 휘발유 소비량이 모르다드 기간 약 1억3천800만ℓ에서 샤흐리바르 첫 5일 동안 약 1억4천500만ℓ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테헤란의 저장 및 물류 인프라가 피해를 입으면서 일부 주유소로의 공급도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추가 유조차를 투입한 뒤 공급 상황이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휘발유 소비량이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공급 문제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외화 확보를 제한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해상봉쇄가 7월 중순 재개된 이후 약 7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이란산 원유 수출량은 크게 감소했다.
선박 추적업체들은 8월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 선적량을 하루 약 22만~25만5천 배럴로 추정했다. 이는 3월의 약 200만 배럴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휘발유 가격과 보조금 체계의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가엠파나 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과 시행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에서는 국내 휘발유 소비가 생산량을 계속 웃도는 상황과 미국의 해상봉쇄로 부족분을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