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포클랜드 제도 해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석유기업에 대한 제재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통제하고 있는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금요일 대국민 연설에서 아르헨티나 법에 따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 집행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현재 영국의 통제 아래에 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활동하는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포클랜드 제도가 역사적·법적으로 아르헨티나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클랜드 제도가 아르헨티나 영토에 속한다며 영유권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밀레이 대통령은 새로운 이스라엘·영국 공동 석유 개발 사업인 ‘시 라이언(Sea Lion) 프로젝트’를 아르헨티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몇 달 안에 해당 사업이 해저에 있는 석유에 접근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이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주장을 위협하는 명백하고 현재적인 위험이라며 이에 비례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상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밀레이 대통령은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영유권 주장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해당 섬을 되찾아야 한다며 포클랜드 제도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미래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클랜드 제도를 되찾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이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기억을 기리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번 대국민 연설은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포클랜드 전쟁을 벌인 지 44년이 지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입장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입장을 항상 재검토한다며 해당 사안도 여러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검토가 미국의 영유권 관련 기존 입장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1982년 이후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 문제에서 일반적으로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영국에 대한 압박 수단 가운데 하나로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의 군사작전에 대한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 사이의 긴장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영국 언론 G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포클랜드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영국을 지원할지 여부를 명확하게 약속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2년 전쟁 당시 영국의 대응을 언급하며 당시 영국이 강하게 포클랜드를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포클랜드가 매우 먼 곳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군사적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영국이 현재 잘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에 대한 영국의 지원 부족을 비판했다. 그는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당한 비중의 석유를 공급받고 있음에도 미국을 돕기 위해 군함을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석유기업 제재 추진과 포클랜드 영유권 주장에 더해 미국의 입장 재검토와 영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까지 겹치면서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