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의 정상이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도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했으며, 이번 방문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20년 국경 충돌로 악화됐던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국경 분쟁과 무역 불균형이 주요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 이후 개선 조짐을 보였다. 지난 8월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을 열어 국경 문제와 교류 재개를 논의했다. 양측은 국경 무역과 히말라야 산악 통로를 통한 순례를 포함한 인적 교류 및 국경 간 교류가 꾸준히 재개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명했다.
인도와 중국은 직항편 운항을 재개했으며, 인도는 중국의 대인도 투자 관련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8월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인도군의 주요 순찰 지점 접근을 거부하고 일부 영토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경 문제는 1962년 양국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장기적인 분쟁으로,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인도가 다극적 외교 관계를 강조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 및 관세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호주·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과의 자원 협력, 영국 및 유럽연합과의 무역 협정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한 외교적 선택지 확대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은 인도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중국은 인도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2026년 3월까지 1년간 양국 교역액은 1,511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121억6,000만 달러로, 전년의 992억1,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인도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장 접근 확대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경제의 중국산 제품 의존도도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도의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대는 중국산 배터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활용해 미국에 압박을 가한 사례처럼 수출 제한이 인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도는 알루미늄 포일과 전기강판 등 일부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에 무역 제한을 부과하고 있다.
양국의 기술 및 투자 협력 역시 신중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인도는 애플의 생산기지 다변화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 분야에서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중국은 핵심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국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는 인도에 대한 기술 이전을 경계하고 있다. 양국 간 외국인직접투자 규제 완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안전장치를 유지한 채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인도 방문에 약 400명의 관료로 구성된 대표단을 동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9년 방문 당시 대표단 규모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양국 정상의 회동은 국경 분쟁과 무역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관리하고 관계 개선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