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9월 20일 이 사안을 알고 있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제재안을 마련했으며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전쟁범죄와 집단살해 등을 다루는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한층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철회하고, 과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수사를 중단하기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이미 국제형사재판소의 일부 판사와 검사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했지만, 재판소 전체에 대한 제재는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 자체를 제재하는 방안은 그동안 검토 가능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돼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재의 구체적인 발표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관련 결정이 유엔총회가 열리는 이번 주에 최종 확정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형사재판소 전체와 재판소에 협력하는 기관 등을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재판소의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할 경우 미국 시민과 기업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허가 없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자금과 물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정보기술 서비스와 보험 계약, 수사관 채용, 금융거래 등 국제형사재판소의 일상적인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 측은 과거 재판소 전체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경우 미국인 직원에 대한 급여 지급 등을 포함한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반대 입장은 첫 임기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 이후 국제형사재판소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 대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미국의 압박이 다시 부각됐다.
국제형사재판소는 2002년 국제사회에 의해 설립됐으며 전쟁범죄와 집단살해, 반인도적 범죄를 기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회원국이 잔혹행위를 직접 수사하거나 처벌할 능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을 경우에만 관할권을 행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의 회원국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