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차세대 12인치 포토마스크 공동 개발과 표준 구축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2028년 첨단 D램 제조에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정밀하게 새긴 일종의 ‘회로 틀’로, 노광장비를 통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전사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는 주로 6인치 포토마스크가 사용되고 있지만,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12인치 포토마스크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기존 극자외선 노광장비보다 더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지만, 한 번에 노광할 수 있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형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패턴을 여러 차례 나눠 노광한 뒤 연결하는 공정이 필요해 생산성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발생한다. 12인치 포토마스크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해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은 대형 포토마스크를 활용할 경우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시스템 생산성이 약 40% 향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SML은 대형 마스크를 활용한 시험 생산라인을 2031년까지 선보이고, 2033년까지 고생산량 양산 체계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포토마스크 기술 개발과 동시에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메모리 제조 적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3월 국내 최초로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반입했으며, 2028년 첨단 D램 제조에 해당 장비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D램의 미세화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노광장비 자체뿐 아니라 포토마스크와 표준 등 제조 생태계 전반의 기술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하이개구수 극자외선 기술을 메모리 제조에 조기에 적용해 공정 안정성과 수율을 검증하고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대만 TSMC 역시 대형 마스크 개발 협력에 참여하고 있지만, 하이개구수 극자외선의 대규모 양산 적용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하이개구수 극자외선의 양산 적용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28년 D램 생산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혁신 기술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ASML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