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사실상 돌파구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공격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과 가까운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강력한 재래식 탄도미사일 공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타격 대상으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와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들의 기반시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평화협상을 위한 여러 틀이 사실상 무너졌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및 물류망 공격에도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로부터 무기와 정보를 지원받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나토 회원국들의 공격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전쟁 상황이 군사적 긴장의 정점이 아니라는 판단도 러시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최근 국영방송과의 발언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경제의 가장 민감한 분야에서 반격을 받게 될 상황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미국의 종전 노력 역시 뚜렷한 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분쟁에 집중하면서 협상이 정체된 가운데, 러시아 역시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형성됐다고 판단했던 이해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구상에는 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넘기도록 압박하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전투를 벌였지만 점령하지 못한 도네츠크 지역의 요새화된 도시들을 넘기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해왔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지난 6월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있었다면 전쟁이 끝났을 것이라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이후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의 회담 뒤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은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회담했다. 다만 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적 해법이 막히면서 러시아 내부에서는 군사적 확대로 전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판단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새로운 제안을 들고 모스크바를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달 동안 서로의 영토를 향한 공습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면서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초래했으며, 전자상거래 기업 와일드베리스와 오존의 물류시설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물류망에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방공 요격미사일 부족 문제가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전력과 난방 기반시설이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흑해에서는 양국이 상업용 선박과 항구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세계 곡물 공급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최후의 수단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러시아 관리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모스크바에서는 핵무기 사용을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징후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술핵무기는 전략핵무기보다 탄두 위력과 사거리가 낮지만, 사용될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 핵 낙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러시아의 주요 협력국들도 핵무기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를 폭발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를 통한 추가적인 공격 확대 여지를 갖고 있는 만큼 당장 핵무기를 사용할 유인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재래식 미사일 공격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