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빙하 붕괴에 따른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목요일 티베트에서 빙하 붕괴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실종자 가운데 260명이 외국인이라고 전했으며, 주민 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네팔에서는 대규모 돌발 홍수가 마을과 도로, 수력발전 시설 등을 휩쓸면서 최소 16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 영상에는 젖은 시멘트와 같은 색의 거센 물이 도로를 파괴하고 건물을 진흙 속에 묻어버린 모습이 담겼다. 피해가 집중된 누와코트 지역에서는 건물 2층까지 진흙이 뒤덮였고 차량이 매몰됐으며 나뭇가지와 전선에는 각종 잔해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 당국은 앞서 40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341명으로 알려졌다. 실종자에는 인도인 133명, 미국인 47명, 호주인 34명, 영국인 33명, 캐나다인 24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인 34명이 순례와 트레킹 관광을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도 카트만두에 있는 말레이시아인 55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가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연락에 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자국민 사망자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의 원인으로는 빙하 붕괴가 지목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당초 카트만두에서 약 66㎞ 떨어진 국경 인근에서 규모 4.4의 지진을 관측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분석을 수정해 지진이 아니라 규모 5.2에 해당하는 빙하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가 하류로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역에 큰 피해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
카트만두에 위치한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의 기후 전문가들도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이번 돌발 홍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리슐리강의 수위가 30분 동안 최대 9m까지 상승할 정도로 홍수파의 속도와 규모가 이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렌데 콜라강은 이번 홍수에서 가장 큰 수위 상승이 발생한 하천으로 지목됐다. 재난 위험 감소 전문가 사스와타 사니얄은 렌데 콜라강이 14개월 만에 두 차례 범람했으며, 이번에는 네팔 측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암석 눈사태가 하천을 막은 뒤 갑작스러운 물결을 하류로 방출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번 재난이 발생한 지역은 지난해 8월에도 비슷한 돌발 홍수를 겪었다. 당시 티베트의 빙하호가 고온으로 인해 범람하면서 9명이 숨졌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을 비롯한 주요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히말라야 지역에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홍수와 산사태에 대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트만두 연구진은 올해 초 힌두쿠시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가 더욱 빠르게 녹고 있으며 2000년 이후 얼음 손실 속도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