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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이후 가짜 영상 확산…AI 조작·타국 재난 영상까지 뒤섞여 혼란

1시간 전2네팔, 카트만두
네팔 대홍수 이후 가짜 영상 확산…AI 조작·타국 재난 영상까지 뒤섞여 혼란AI

네팔 보테코시 홍수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실제 재난과 무관한 영상과 AI로 제작된 영상이 대거 확산되고 있다. 인도 터널 구조 영상과 미국 알래스카 빙하호 범람 영상 등이 네팔 홍수 현장인 것처럼 유포됐으며, AI로 생성된 영상도 확인됐다. 네팔 언론위원회는 부적절한 콘텐츠를 게시한 72명의 이용자에게 삭제를 지시했으며, 관련 신고를 접수하는 전용 창구도 운영하고 있다.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난 현장을 담은 것으로 주장되는 영상과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재난을 촬영한 영상이거나 과거 자료였으며, 일부는 디지털 조작 또는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직후인 8월 27일에는 네팔 내무장관 수단 구룽이 사고 현장의 터널 안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페이스북과 틱톡, X 등을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해당 영상은 네팔이 아니라 인도 우타라칸드에서 진행된 터널 구조 작업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은 8월 14일 우타라칸드 경찰 소방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원본 영상과 비교해 구조대원들의 복장과 주변 환경이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네팔 홍수 현장 영상으로 유포된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됐다.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영상도 확산됐다. 8월 27일 X에 게시된 한 영상은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과 함께 재난에 대한 우려를 담은 글이 게시됐으며, 당시 700만 회 이상의 조회수와 4,100회 이상의 재게시, 약 1만5,000건의 반응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실제 재난 장면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I 탐지 도구인 하이브 모더레이션의 분석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97.2%로 평가됐으며, X의 커뮤니티 노트에서도 AI 생성 영상으로 지적됐다. BBC 역시 해당 영상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같은 날 이후에는 홍수 속에서 다리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도 네팔·티베트 홍수 영상으로 유포됐다. 그러나 이 영상 역시 하이브 모더레이션 분석 결과 전체가 AI로 생성된 영상으로 평가됐다.

국제적인 사실확인 기관들도 허위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 네팔 팩트체크는 라수와에서 빙하호 범람이 발생한 것처럼 주장하는 영상을 검증한 결과 네팔과 관련이 없는 영상이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미국 알래스카의 컬럼비아 빙하에서 발생한 빙하호 범람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에는 ‘이것은 빙하호 범람이다’라는 영어 문구가 포함돼 있었지만 네팔에서 발생한 재난을 담은 영상은 아니었다.

네팔 라수와 지역의 정착지가 홍수로 파괴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유포된 ‘전후 사진’도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연합통신의 팩트체크 부문이 독립적으로 검증한 결과 두 사진 모두 조작된 이미지로 판명됐다.

허위 영상과 조작된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 재난 현장에서 촬영된 시신과 부상자, 파괴된 지역의 장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고려 없이 경고 없이 충격적인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팔 언론위원회는 홍수와 관련한 온라인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나흘 동안 부적절한 콘텐츠를 게시한 소셜미디어 이용자 72명에게 콘텐츠 삭제를 지시했으며, 대부분 개인 계정에서 게시된 자료였다고 밝혔다.

언론위원회는 허위 정보와 충격적인 이미지 등을 신고할 수 있는 ‘보테코시 사건 특별 민원’ 전용 창구도 개설했다. 토요일 오후 5시까지 해당 창구에는 101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위원회에 따르면 개인 계정 67곳이 참혹한 장면을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일부 온라인 뉴스 매체와 소셜미디어 계정에 대해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반면 주류 언론사들은 대체로 허위 정보와 과도하게 충격적인 영상을 보도하는 것을 피한 것으로 평가됐다.

네팔 팩트체크의 체타나 쿤와르 부편집장은 이번 홍수와 관련해 AI로 제작되거나 조작된 영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생성 콘텐츠와 조작된 전후 이미지가 허위 인상을 만들어내기 쉽게 만들며,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재난 영상이 네팔에서 발생한 것처럼 의도적으로 유포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 상황에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정보 공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공식적인 정보가 늦거나 불완전하고 서로 엇갈릴 경우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스스로 사진과 영상을 모아 공유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난 발생 직후에는 실종된 가족과 도로 상황, 구조 작업, 추가 피해 가능성 등에 대한 정보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허위 정보가 더욱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처음 접한 정보를 검증하지 않은 채 믿고 공유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허위 정보는 구조와 구호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구조돼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사람이 여전히 현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과거 영상이 계속 공유될 경우 실제 구조 상황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팔 정부의 소셜미디어 규제·관리위원회도 충격적인 콘텐츠와 AI 생성 허위 정보, 가짜 QR코드 등을 다루기 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번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된 허위 정보를 통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홍수 이후에는 허위 정보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악성 댓글도 확산되고 있다. 터널 안에 실종된 남편을 구조해달라고 호소하는 한 여성의 영상에는 위로 대신 조롱과 비난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을 잃을 가능성에 놓인 피해자의 호소가 온라인에서 또 다른 소비 대상으로 변하면서 재난 상황에서 정보의 정확성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책임 있는 콘텐츠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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