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집권 자유당이 3곳에서 치러진 보궐선거를 모두 석권했다. 캐나다 국영 통신사인 캐나디언프레스는 퀘벡주의 치쿠티미-르 피오르, 토론토의 비치스-이스트요크,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노스밴쿠버-카필라노 선거구에서 자유당 후보들의 승리를 예상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중요한 시기를 맞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정부의 계획을 신뢰했다고 말했다.
특히 퀘벡주의 치쿠티미-르 피오르 선거구에서 자유당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자유당 후보 다니엘 고베일은 2018년 이후 야당인 보수당이 차지했던 이 지역에서 큰 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지역에는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낙농업체 등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는 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노스밴쿠버-카필라노에서는 카니 총리의 전 비서실 부실장인 브레이든 케일리가 승리했다. 자유당 의원 헤디 프라이는 이번 결과와 관련해 미국이 캐나다 국민들이 자국 지도자를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은 지난 8월 21일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으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이후 캐나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 규모가 캐나다보다 약 13배 크기 때문에 캐나다의 협상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도 반복해왔다.
이에 맞서 카니 총리는 유럽과 다른 국가들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자유당은 343석 규모의 하원에서 173석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기존에 해당 지역구를 대표하던 의원 3명이 올해 초 의회를 떠나면서 실시됐다. 맥길대학교의 정치학 교수 대니얼 벨랑은 이번 자유당의 석권이 카니 총리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강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벨랑 교수는 특히 치쿠티미-르 피오르 선거구의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니 총리가 백악관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 결정이 퀘벡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 자유당의 승리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당의 성적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연방선거에서 약 41%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보수당은 이번 치쿠티미-르 피오르 보궐선거에서 약 13%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벨랑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보수당 지도자 피에르 폴리에브르에게 좋지 않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미국의 캐나다 병합 위협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기반으로 캐나다 총선에서 승리했으며, 이후 캐나다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