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67%로 전월 말(0.61%)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2016년 10월(0.81%)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0.03%포인트 높다.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10%포인트 오른 0.84%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월 이후 장기평균(0.79%)을 웃도는 수준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업, 임대업, 서비스업 등 내수 비중이 큰 업종에서 대출 연체가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올라 2021년 9월(0.28%)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10%포인트 오른 1.00%로, 2015년 5월(1.1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중소법인 연체율이 1.11%로 0.13%포인트 상승해 2017년 5월(1.17%)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고,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0.84%로 0.06%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1%로 0.01%포인트 올랐고,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90%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5월 중 새로 발생한 연체채권은 3조3000억원으로 전월(2조9000억원)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상각·매각 등을 통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대출 잔액 대비 신규 연체 발생액 비율은 0.13%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75%로 인상한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중소기업과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이 확대돼 은행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권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상각·매각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