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 규모가 대출 잔액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돌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위험 차주의 부실이 금융권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2022년 말 644조3천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779조2천억원으로 2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주택담보대출 연체 채권은 1조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120% 급증했다. 대출 잔액 증가율보다 약 6배 빠른 속도다.
연체 채권은 2023년 말 1조6천억원, 2024년 말 1조9천억원, 2025년 말 2조1천억원으로 매년 증가한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2조2천억원까지 확대됐다.
장기 연체와 부실 여신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2022년 말 5천억원에서 2025년 말 1조4천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6월 말에도 1조4천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도 2022년 말 8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7천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역시 같은 기간 3천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3배 늘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 잔액이 5천117억3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3천680억2천만원, 우리은행 3천419억6천만원, 하나은행 3천26억6천만원, 신한은행 2천168억8천만원 순이었다.
특히 NH농협은행의 연체 잔액은 2022년 말 1천346억1천만원에서 2023년 말 2천417억6천만원, 2024년 말 3천822억2천만원, 2025년 말 4천434억3천만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5천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연체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전북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5년 말 0.19%에서 2026년 6월 말 0.95%로 5배 상승했다. 연체 잔액 역시 52억6천만원에서 328억1천만원으로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북은행의 경우 올해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대규모 연체가 발생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연체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2022년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41%로 상승했으며, Sh수협은행은 같은 기간 0.17%에서 0.45%로 높아졌다.
반면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0.19%로 2022년 말보다 0.0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0.38%에서 0.16%로 오히려 하락했다.
박성훈 의원은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와 집단대출 부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