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 제재를 예고하면서 대(對)이란 압박이 군사적 대응에서 금융·무역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란을 겨냥한 이른바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과 금융·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을 향해 기존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에 남아 있는 금융 및 무역 연결망을 차단하는 국가들은 오히려 국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시장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테헤란과의 경제적 연결을 유지하는 국가에는 국제적 고립이라는 대가가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24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세계표준시 18시) 베센트 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월 25일 오전 3시에 해당한다. 베센트 장관은 앞서 이번 조치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번 조치의 구체적인 범위는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미국은 그동안 이란의 원유 수출망과 해운·보험, 금융기관, 환전망, 제재 회피를 지원하는 기업 등을 주요 압박 대상으로 삼아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추가 조치로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여하는 중국계 정유시설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제재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에 대해 제재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양국 간 외교·경제적 긴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국으로, 미국의 제재가 실제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란 측은 미국의 추가 제재 위협을 거부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새로운 제재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미국의 압박 강화에 대해 외교적 해결을 요구했다.
국제 원유시장도 미국의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23일 93.45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이란산 원유 공급과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제재의 핵심은 이란 정부 자체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까지 압박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경제적 대립이 글로벌 원유시장과 국제 금융·무역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