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절 연휴 이후 채권시장이 재개되는 8일(현지시간)부터 대규모 회사채와 국채 발행이 잇따르면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9일에는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재매입 규모 확대가 시작되는 동시에 1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는 9월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를 약 1,900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9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8월에는 약 1,640억 달러가 발행되며 월간 기록을 경신했다.
블룸버그가 시장 딜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식 조사에서는 9월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약 2,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인 2,075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이며, 월가 일각에서는 발행액이 2,5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의 배경에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과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인공지능 관련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에 잇따라 접근하면서 국채와 회사채 사이에서 투자자금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은 2026년 들어 8월까지 1조8,998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했다.
국채시장에서는 오는 9월 9일이 핵심 변곡점으로 거론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는 가운데 장기국채 유동성 지원을 위한 바이백 규모 확대를 시행한다. 재무부는 10년20년 및 20년30년 만기 구간의 바이백 한도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으며, 해당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바이백 확대는 장기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조치지만,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국채금리는 재정적자 확대와 정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우려,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동시에 겹치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국채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정부의 재정 상태와 물가 위험에 대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재정정책 역시 국채시장 불안의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최근 40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 대비 약 6%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최근 미국 국채가 과거와 같은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재정적자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재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재정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6년 판결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행정부의 관세를 통한 세수 확보와 재정적자 축소 구상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전망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단기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으며, 재정 우려가 장기물에 집중될 경우 10년물과 30년물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