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조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엔화 강세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7일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최근 160엔 안팎에서 빠르게 하락하며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앞서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155.92~155.94엔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뉴욕시장에서는 한때 155.30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졌던 엔화 약세 흐름과 비교하면 뚜렷한 방향 전환이다.
엔화 강세의 주요 배경으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꼽힌다. 다카다 하지메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나 시기를 사전에 정해놓기보다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기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연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다카다 위원은 특히 시장에서 예상하는 일정한 금리인상 속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현재 연간 두 차례 안팎으로 예상되는 금리인상 속도보다 빠르게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로이터통신도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동시에 이후 추가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서도 엔화 약세를 시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일본은행 총재와의 회담에서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의 단호한 시장 및 통화정책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엔화 약세가 일본의 수입물가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건전한 통화정책 수립과 시장과의 명확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엔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한 외환시장 공조에 나선 사실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동시에 엔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엔화 강세는 한국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0원 하락한 1,340.50원에 거래되며 약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장중 1,330원대까지 추가 하락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 약세와 함께 일본 엔화 강세에 대한 원화의 동조화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