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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오데사, 공공장소 러시아어 사용 금지안 검토…찬반 논쟁 확산

2시간 전1우크라이나, 오데사
우크라이나 오데사, 공공장소 러시아어 사용 금지안 검토…찬반 논쟁 확산AI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 오데사에서 예술 분야의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하는 논란의 계획에 대한 표결이 이번 주 진행될 예정이다. 제안에는 거리·공원·공공기관과 국영 예술·오락 시설에서 러시아어 음악과 문학 콘텐츠를 전면 중단하고, 공공도서관에서 러시아어 서적을 진열하지 않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어 사용을 둘러싸고 오데사 내부에서 찬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 시설에 대한 금지 조치는 권고 수준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 오데사에서 예술 분야의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데사 시의원들은 이번 주 해당 계획을 지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제안은 우크라이나 국가 법률에 따라 이미 시행되고 있는 러시아어 사용 제한을 오데사 차원에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데사는 러시아어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도시라는 점에서 이번 제안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제안에 따르면 거리와 공원, 공공기관, 국영 예술·오락 시설에서 러시아어 음악과 문학 콘텐츠의 사용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민간 소유 공간에 대해서도 러시아어 사용 금지를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공장소에서 러시아어로 된 오래된 오데사 노래도 금지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공공도서관에서는 모든 러시아어 서적을 진열대에서 제거하도록 할 방침이며, 현재는 러시아어 서적을 진열할 수 있지만 눈에 띄는 방식으로 전시하는 것은 제한되고 있다.

오데사는 러시아어 작가와 음악가들로 유명한 도시인 만큼 이번 제안은 강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데사의 변호사 아르템 카르타쇼프는 러시아어가 러시아의 무기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어 음악 등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데사의 역사적 러시아 유산을 탈식민화하기 위한 공식 프로그램과 관련해 현지 당국에 조언해왔다.

반면 오데사의 유명 코미디 배우 보리스 바르스키는 러시아어가 블라디미르 푸틴의 언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도스토옙스키와 불가코프 같은 작가들의 언어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어 사용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인들을 서로 대립하게 만드는 것은 푸틴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서로 다른 언어이며, 우크라이나에서는 두 언어가 섞인 형태인 ‘수르지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국어 역시 러시아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러시아어를 자주 사용했지만 이후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어만 사용해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9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교육과 공공서비스, 고객 응대 등 다양한 공공·직업적 영역에서 우크라이나어 사용이 요구되고 있다. 식당 종업원과 상점 직원, 의사 등 대면 업무 종사자는 고객이나 환자에게 우선 우크라이나어로 말을 걸어야 하며, 상대방이 원할 경우 이후 러시아어로 전환할 수 있다.

오데사의 마스크 극장은 러시아어 홍보물을 사용한 것을 비롯해 관련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진행된 점검에서는 러시아어로 ‘커피’를 뜻하는 단어가 적힌 카페 간판 등 추가적인 위반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제안은 수도 키이우와 일부 다른 도시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유사한 조치를 참고한 것이다. 다만 상점과 카페 등 민간 시설에 대해서는 금지 조치를 의무화하기보다 권고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오데사의 언어 담당 옴부즈우먼 안나 네루시는 해당 제안이 통과될 경우 민간 사업장에도 러시아어 사용을 줄이라는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체들이 지방정부와 여러 방식으로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 규정이 없더라도 시의회 결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러시아 국적자가 만든 노래를 공공장소에서 재생하는 것이 이미 불법이며, 전쟁을 공개적으로 규탄한 일부 예술가에게는 예외가 적용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어로 작곡하거나 공연한 노래는 현재 허용되고 있으며, 이번 제안이 통과되면 이 역시 공공장소에서 금지될 예정이다.

네루시는 이번 조치가 식당의 개인 공간에서 러시아어로 생일을 축하하는 행위까지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거리에서 러시아어가 들리는 것이 전쟁포로 출신자나 점령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강한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내 많은 러시아어 모국어 사용자들이 우크라이나어로 전환했다. 사진작가 나탈리아 미하일렌코 역시 러시아어 사용을 일찍부터 줄였으며, 오데사의 비러시아적 역사에 초점을 맞춘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데사에서는 2022년 시의회 표결을 통해 도심 광장에 있던 예카테리나 2세 동상이 철거됐으며, 일부 거리의 명칭도 우크라이나 작가와 활동가를 기념하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미하일렌코는 오데사가 과거 식민지였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언어 관련 법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인 우크라이나 코스모폴리스 소속 인류학자 아나스타시아 필리아브스키는 러시아어 사용자가 자신들의 유산을 빼앗기고 2등 시민처럼 느끼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안이 오데사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직 시장 헤나디 트루하노프와 연계된 영향력 있는 시의원 그룹은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언어 사용을 둘러싼 여론조사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전국 조사에서는 80%가 모든 의사소통 영역에서 우크라이나어가 지배적인 언어가 되는 것을 지지했다. 반면 최근 키이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교실에서 우크라이나어 사용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쉬는 시간에는 82%가 러시아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데사의 물리학 교사 파블로 빅토르 역시 러시아어 사용 논쟁의 중심에 섰다. 그는 자신의 모국어인 러시아어로 온라인 수업 영상을 제작해 비판을 받았으며 이후 우크라이나어 번역을 제공했다.

빅토르는 오데사에서 현재 거리에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약 10%라고 설명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우크라이나어 사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어화를 강압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사람들이 스스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드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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