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26년 2분기에 122억달러 규모의 ‘설명되지 않은 자금 흐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이는 중앙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해당 금액은 2026년 1분기에 기록된 14억달러보다 8.7배 증가한 규모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09년 1분기의 83억달러였다.
해당 자금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수지에서 ‘오류 및 누락(errors and omissions)’ 항목에 기록됐다. 이 항목은 공식적으로 통계상의 불일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누락이나 가치 평가 차이, 시점 차이 및 기타 불일치 등이 발생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
해당 통계만으로는 자금과 관련된 당사자나 실제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이 항목에 국제수지의 다른 항목으로 기록되지 않은 거래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해당 규모가 기록되지 않은 자본 유출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다른 경제학자는 해외 직접투자나 수입 대금, 대출 상환 등으로 직접 기록되지 않는 경로를 통한 자금 인출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해당 금액의 상당 부분이 기록되지 않은 해외 자금 유출을 반영한 것이라면 러시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외로 이동한 자금은 러시아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외화 공급을 줄이고 루블화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러시아 내부의 투자에 사용될 자금이 해외로 이동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기록적인 수치는 러시아 부유층의 해외 자산 이전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7월 러시아의 부유층 인사 6명과 러시아 억만장자들과 가까운 관계자들을 인용해 일부 러시아 최고 부유층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해외로 이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자산을 옮긴 것으로 알려진 지역으로는 아랍에미리트, 키프로스,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리카 등이 거론됐다. 특히 두바이가 러시아 부유층 자산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러시아 억만장자들은 자산을 암호화폐와 금, 해외 부동산 및 사모 투자펀드 등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앙은행의 ‘오류 및 누락’ 항목 자체가 모두 자본 유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수치만으로 실제 해외 자본 유출 규모를 확정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