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의 대체 통신망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라스벳 위성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연구소(ISW)는 9월 1일 러시아가 7월 발사한 라스벳 위성 16기가 모두 예정된 운용 고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SW가 인용한 위성 추적 자료에 따르면 7월 19일 발사된 2차 발사분 16기는 8월 31일 기준 예상 고도인 550km에 도달한 사례가 없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300~400km 고도에 머물렀으며, 일부 위성에서는 궤도 고도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최소 2기는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스벳 시스템의 보고된 목표 운용 고도는 870km로, 이번 위성들은 이 고도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 상태다. ISW는 낮은 고도에 위치한 위성은 대기 저항과 연료 소비 증가로 인해 운용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낮은 고도에 머무는 위성들이 러시아가 당초 예상했던 기간만큼 운용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3월 24일 발사된 1차 라스벳 위성 16기 가운데 8월 31일 기준 예상 고도인 550km에 도달해 유지하고 있던 위성은 12기였다. 이들 위성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하루 두 차례, 최대 90분씩 러시아군에 통신 연결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ISW는 러시아가 2월 1일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 통신망에 대한 접근을 잃은 이후 라스벳 위성 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2차 발사분 전체가 요구되는 고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러시아가 배치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항공우주 기업 부로 1440은 라스벳 시스템 구축을 위해 수십 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수백 기의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국방기술 자문관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안정적인 상시 연결을 확보하려면 최소 200~300기의 운용 위성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ISW는 러시아가 이 목표를 가까운 시일 내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가 라스벳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고 확보가 제한적인 소유스-2.1b 중형 발사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이후 국가 및 상업 임무를 합쳐 소유스-2.1b를 약 6~8차례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위성 생산 및 발사 인프라 공격도 추가적인 변수로 거론됐다. 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8월 14~15일 밤 소유스 발사체를 생산하는 프로그레스 우주로켓센터를 공격했다. 또한 8월 23일에는 플레세츠크 우주기지를 공격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ISW는 발사체 생산시설과 핵심 발사 인프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위협이 러시아의 군사용 스타링크 대체망 구축을 더욱 지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라스벳 위성 일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제한적인 통신 연결을 제공해 러시아군의 원격 무인체계 운용과 전장 통신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