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외부 문화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주민들의 언어와 행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 제스처까지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개천시의 한 고급중학교에서는 최근 학생들이 손가락 하트를 주고받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스처는 수업 시간과 집단체조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을 비판하고 자아비판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학생들이 해당 제스처를 어디에서 봤는지, 누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가락 하트는 엄지손가락과 검지를 교차해 작은 하트 모양을 만드는 제스처다. K팝과 한류의 확산과 함께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며, 해외에서는 ‘코리안 핑거 하트’라고도 불린다.
제보자는 해당 제스처가 학생들 사이에 이미 널리 퍼져 있어 처음 누가 사용했는지를 추적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후 북한의 대중 청년 정치조직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지부가 단속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직은 30세 미만 주민들의 사상적 규율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동맹은 손가락 하트를 비사회주의적 요소로 규정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경고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동맹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생들이 청년동맹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당의 이념에 충실해야 할 의무를 잊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이후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당의 이념에 비춰 판단하고 북한의 생활방식을 훼손하는 행동을 경계하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단속은 북한 당국이 외부 문화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추진해온 광범위한 통제의 일부로 전해졌다.
북한은 외국 매체의 소유와 유포를 처벌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의 법률을 활용해 외국 문화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와 함께 남한식 언어와 복장, 헤어스타일 등을 제한하는 조치도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기관과 선전매체 역시 청소년들에게 복장과 행동을 공식 기준에 맞추도록 요구하는 사상 캠페인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손가락 하트는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말하지 않고도 서로 인사하거나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고 주변의 관심을 크게 끌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손가락 하트가 말실수의 가능성이 없고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퍼졌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친구들끼리 장난처럼 주고받거나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의미, 반가움을 나타내는 방식으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스처가 학생들 사이에서 매우 흔해지면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묻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정도가 됐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북한 당국은 외부 문화의 유입을 막기 위해 언어와 행동뿐 아니라 복장과 헤어스타일에 대한 통제 범위도 확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한식 언어 표현을 차단하는 데 집중해왔으며, 이에 대응해 북한 청소년들이 말 대신 손동작을 활용해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손가락 하트와 같은 제스처는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이미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진 만큼, 단속만으로 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