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대선 결선에서 승리한 직후 브라질 자산이 역외시장에서 일제히 급락했다. 브라질 증시가 문을 열기 전이지만, 해외에서 거래되는 레알화 선물과 브라질 주가지수 상품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26일 개장 충격을 예고했다.
레알 선물 11%·도쿄 브라질 ETF 10%대 급락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레알화 선물은 25일 밤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미끄러졌다. 23일 레알당 0.1997달러에서 한국시간 26일 오전 11시 무렵 0.178달러 안팎으로 약 11% 떨어졌다. 달러·레알 환율로 바꾸면 달러당 5레알 수준에서 5.6레알 안팎으로 레알 가치가 급락한 셈이다.
26일 아침 문을 연 도쿄증시에서는 이보베스파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327엔으로 마친 이 ETF는 개장 직후 280엔 안팎까지 밀렸다. 거래량은 오전에만 24만 주로, 최근 하루 평균의 몇 배에 달했다.
'보우소나루 승리'에 베팅했던 시장
이번 급락은 시장 기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4일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하자 브라질 증시는 그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올랐다.
결선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이보베스파 지수는 0.47% 오른 20만5083으로 마감했다. 10월 한 달에만 약 10%, 올해 들어 약 27% 오른 수준이다. 달러·레알 환율도 4.99레알로 떨어져 레알화가 강세를 보였다.
대표 종목 한 달 새 10~25% 상승
23일 브라질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인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우선주는 58.68레알로 1.47% 올랐다. 최근 한 달 상승률은 18%에 이른다. 최대 은행 이타우 우니방쿠는 48.30레알로 한 달 새 14% 올랐다. 투자은행 BTG 팍투알은 25%, 국영은행 방쿠 두 브라질은 12% 상승했다.
반면 원자재 기업은 흐름이 달랐다. 철광석 회사 발레는 61.90레알로 마감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13% 넘게 내렸다. 선거를 앞두고 크게 오른 금융·에너지 종목이 개장 후 얼마나 되돌려질지가 관심사다.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 가능성
브라질 증시는 현지시간 26일 오전 10시, 한국시간 같은 날 밤 10시에 개장한다. 브라질 운용사 페르세베라의 길례르미 아부드는 레알이 최소 7%, 이보베스파 지수가 10%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보베스파가 10% 이상 떨어지면 거래가 30분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다.
시장의 관심은 룰라 4기 정부의 재정 운용에 쏠려 있다. 투자자들은 공공부채 관리, 지출 규칙의 신뢰성, 중앙은행 금리 결정에 대한 정치 압력을 주요 변수로 꼽는다. 다만 일요일 밤 역외 거래는 거래량이 적어, 본장에서도 같은 폭으로 떨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