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물가 상승으로 주민들의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기본 식료품을 외상으로 구매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노동 전문 통신사 ILNA는 일요일 보도를 통해 주요 도시의 낙후 지역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ILNA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 남부 지역의 상점에서는 식료품과 고기, 심지어 빵까지 대금을 나중에 지급하겠다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상점주들은 상품을 다시 들여오는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더 이상 외상 판매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외상 구매를 요청하지 말라는 안내문을 내건 상점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슈퍼마켓 주인은 물건을 오늘 판매해도 다음 날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재고를 보충할 돈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객이 외상 구매를 요청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격만 확인한 뒤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빵집에서도 외상으로 빵을 구매하려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제빵사는 일부 고객이 빵값을 갚지 못하고 있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계속해서 외상 판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육점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정육점 주인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상 요청이 많아졌으며, 외상으로 고기를 판매한 뒤 대금을 받지 못한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급격하게 변하는 물가 때문에 가까운 시기의 지출 계획조차 세우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식료품뿐 아니라 교육비와 교통비 등 일상적인 지출도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달걀 15개와 소량의 요구르트 한 통을 구매하는 데 550만 리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통조림 참치 한 제품의 가격이 한 달 사이 170만 리알에서 250만 리알로 오른 뒤, 몇 주 만에 다시 290만 리알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책가방 가격이 2천만 리알에 달해 기본 월 최저임금의 약 12%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학교에 가져갈 음식과 영어 수업 비용을 마련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 1억5천만 리알을 버는 19세 청년은 케르만샤드의 아자드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이 2억5천만 리알에 달한다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교통비도 가계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 한 주민은 금요일에 픽업트럭의 정기 정비를 받는 데 4천500만 리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기본 월 최저임금의 4분의 1을 넘는 금액이다. 최저연금을 받는 한 은퇴자는 생활비 상승으로 세 딸의 개인적인 필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수도 남부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ILNA는 사람들이 상점 밖 쓰레기통에서 남은 음식을 찾는 모습이 흔해졌다고 전했다. 한 상점에서는 주민들이 닭의 사체와 부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제품 가게 주인은 지난 1년 동안 가격이 최소 두 배로 올랐지만, 판매량은 과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유제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매장 전기요금은 400만 리알에서 1천800만 리알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상품이 들어와도 이전 재고가 팔리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고객들이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리알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은 가계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센 모디르샤네치 분석가는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는 국가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며, 내부에서 정치·경제 제도가 흔들리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금융 및 무역 제한을 통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장기간 이어지는 경제적 압박을 견딜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물가 상승을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