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9월 8일 새벽부터 월간 휘발유 할당량을 초과해 사용하는 물량에 대한 가격을 두 배로 인상했다.
새로운 제도에 따르면 월 110리터의 할당량을 초과해 휘발유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초과분에 대해 리터당 1만 토만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기존 할당량 외 휘발유 가격보다 두 배 오른 수준이다.
반면 첫 번째 할당 구간의 가격인 리터당 1,500토만과 두 번째 할당 구간의 가격인 리터당 3,000토만은 그대로 유지된다.
AP에 따르면 새로운 가격이 적용된 지 약 1시간 뒤 AP 기자들이 테헤란의 주유소 8곳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2곳은 가격 변경 작업을 위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으며, 운영 중인 주유소 주변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과 사복 보안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휘발유 가격 인상의 이유로 미국과의 전쟁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발생하는 수입을 가구에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영 이란석유제품유통회사의 케라마트 바이스-카라미 최고경영자는 이번 가격 인상이 전체 소비자의 약 15%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석유 수출과 연료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외환 확보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시행됐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전쟁과 해상 봉쇄로 이란 전역의 연료 부족이 심화됐다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8월 하루 휘발유 소비량은 1억4,500만 리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정유시설의 생산 능력은 하루 약 1억2,200만 리터 수준으로, 부족분은 수입을 통해 충당해 왔다.
이란 당국은 높은 휘발유 소비의 원인으로 노후 차량을 지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효율적인 대중교통 차량과 연료 소비량이 높은 국내 자동차 생산 역시 주요 원인으로 거론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 인상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약 67%에 달하고 이란 리알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민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AP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이번 조치가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에서 휘발유 가격은 민감한 사회적 문제로 여겨져 왔다. 2019년 11월 갑작스러운 휘발유 가격 인상 이후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했으며,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최소 323명이 사망했다고 기록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약 1,500명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