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 국채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프랑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국채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프랑스가 유럽 국채시장에서 이탈리아를 대신해 핵심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여름 대부분 기간 이탈리아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두 국가의 상대적인 신용 위험에 대한 시장 평가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전했다.
프랑스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재정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20년 114%에서 올해 117%로 상승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같은 비율은 2020년 154%에서 올해 139%로 낮아졌다. 이탈리아는 재정 긴축과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다음 달 예산 협상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의 5%를 웃도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국채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프랑스 국채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재정 운용 여력이 추가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높은 국채 수익률이 단순히 금리 전망이나 물가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부의 부채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될 경우 재정 악화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서로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럽 국채시장의 전반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장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수년래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고, 유럽 주요국 정부가 국방·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채권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재정정책과 정치 상황은 향후 유럽 국채시장 변동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