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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소년들, 학업 스트레스에 처방약 오남용 확산…“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1시간 전6중국
중국 청소년들, 학업 스트레스에 처방약 오남용 확산…“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AI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처방약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정부가 일부 의약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온라인을 통한 약품 접근과 대체 약물 이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약품 판매 규제뿐 아니라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가족 내 소통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치열한 학업 경쟁과 입시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처방약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가 중국의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 채팅방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일부 청소년들은 시험과 학업 성적, 부모와의 갈등에서 비롯된 압박감을 잊기 위해 처방약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약물을 통해 감각을 둔화시키거나 현실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밝혔다.

14세의 한 학생은 학업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시험을 잘 보지 못했을 때, 또는 부모와 다툰 뒤 처방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생은 약물을 복용하는 이유에 대해 “현실에서 도망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채팅방에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하는 중국 청소년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부 채팅방에서는 약물의 오남용과 관련한 정보가 공유됐으며, 다른 약품을 대안으로 찾거나 온라인에서 구매 방법을 문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처방약 오남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의약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정부는 2년 전 일부 기침 억제제에 대한 전국적인 단속을 시작했으며, 해당 의약품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특정 의약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도 일부 청소년들이 다른 의약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BBC는 온라인 채팅방에서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도 다른 약품이 판매되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법무부 범죄예방연구기관을 위해 작성된 2025년 논문에서도 규제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접근이 쉽고, 특정 약물이 통제될 경우 청소년들이 빠르게 다른 대체 약물을 찾는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청소년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의약품에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사례도 언급됐다.

문제의 배경으로는 중국의 높은 학업 경쟁과 입시 압박이 거론됐다. 한 학생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우수반이 성적에 따라 학생을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성적이 떨어지면 삶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학자 샹뱌오는 중국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거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경험할 기회가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 역시 자녀를 미래에 대한 유일한 희망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어 청소년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 오남용과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도 제기됐다. BBC는 일부 온라인 채팅방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행동을 권하는 사례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약물 오남용으로 심각한 상황을 겪은 한 학생은 이후 부모가 자신을 꾸짖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부모의 지지가 입시를 앞둔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약물에 의존하기 전에 자신의 감정과 스트레스를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품의 온라인 판매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고,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도 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체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학교 상담실 확충과 정신의료 서비스 확대, 정신건강 전문인력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국적인 심리 지원 및 위기 개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의료진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2020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중국 내 자격을 갖춘 아동정신과 전문의가 약 500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시됐으며, 상당수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상황과 청년층의 취업난, 가계의 지출 감소 등도 사회 전반의 불안과 연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뿐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불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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