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발달 중인 엘니뇨 현상이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를 관측하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9월 19일 중동부 태평양의 주요 지역에서 측정된 일일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3.05도 높았다. 이는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났던 2015년 기록인 3.02도를 넘어선 수치다.
일부 장기 지표에서는 아직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올해 후반 엘니뇨의 정점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2년에서 7년마다 발생하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으로 약 1년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약해지거나 방향이 바뀌면서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바다의 열이 대기로 방출되면서 전 세계 기온과 날씨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주요 지역에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선언된다.
엘니뇨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이번에 기록이 경신된 것은 일일 해수면 온도를 장기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는 방식인 해양 니뇨 지수와 관련된 측정이다.
미국과 호주의 여러 과학자와 기상 예보 기관은 상대 해양 니뇨 지수도 활용한다. 이 지수는 엘니뇨가 나타나는 주요 지역의 온도를 열대 해양 전체와 비교해 기후변화로 인한 배경 온도 상승을 고려한다.
현재 엘니뇨는 상대 해양 니뇨 지수에서는 아직 기록을 경신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몇 주 동안 추가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영국 기상청의 장기예측 책임자인 애덤 스케이프 교수는 발달 중인 엘니뇨가 전례 없는 현상이 될 것이라는 신호를 수개월 동안 보내왔다고 밝혔다. 또한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수주가 남은 상황에서 이전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 이번 엘니뇨의 규모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엘니뇨가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기상 영향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엘니뇨마다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미 전 세계에서 예상되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일부 지역에서 폭풍과 홍수 가능성을 높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과 산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인도에서는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 몬순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올해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9월 22일까지 남서 몬순으로 인한 강수량은 평년보다 15% 적었다.
대서양에서는 대기 상층부의 바람 변화로 인해 허리케인 활동이 감소하는 것이 엘니뇨의 전형적인 영향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2026년에는 아직 대서양 허리케인이 발생하지 않아 위성으로 폭풍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후 허리케인이 발생하지 않은 날짜가 가장 늦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에콰도르와 페루, 미국 남부 해안 지역에서는 홍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브라질과 호주,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뭄과 산불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러한 기상 변화는 농작물 생산량과 식량 안보, 세계 각국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역시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열대 태평양과 거리가 먼 만큼 영향이 다른 지역보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늦가을과 초겨울에 북서유럽에서 습하고 폭풍이 많은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영국 기상청이 올해 가을 발표한 전망에서도 영국에서 가을철, 특히 11월과 12월로 갈수록 강수량과 폭풍이 증가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과 2016년 겨울에는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으며, 당시 영국에서는 대규모 폭풍이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이 기록적인 수준의 극심한 홍수를 언급했다.
엘니뇨는 영국의 늦겨울 한파와도 관련될 수 있지만 그 연관성은 강하지 않고 과거 사례에서도 결과가 엇갈렸다. 2009∼2010년 겨울에는 엘니뇨와 함께 강한 한파가 나타났지만, 2006∼2007년 엘니뇨 겨울에는 계절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2026년 후반으로 예상되는 이번 엘니뇨의 정점까지 발달 과정을 계속 관측하고 전 세계 날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