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지출 820조9천억원 규모의 2027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당 예산안을 심의·승인했다.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증가한 규모로, 총지출이 8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출 증가율 역시 12.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도 총수입을 880조8천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205조6천억원, 30.4%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은 584조4천억원으로 194조2천억원, 49.8% 늘어나 전체 수입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에도 재정지표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0.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3.8%포인트 개선되는 수치다. 다만 총지출은 2030년 1천5조2천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대규모 세수를 활용하기 위해 162조3천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기금의 기본 재원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이며, 내년도 예상 국세수입의 약 27.8%에 해당한다. 기금 중 52조9천억원은 4대 사업계정에, 109조4천억원은 총괄계정에 배정된다.
사업계정에서는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45조5천억원을 내년에 지출한다. 총괄계정에서는 12조5천억원을 활용해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축소한다. 나머지 104조4천억원의 여유 자금은 세수가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충격을 흡수하거나 재정 여력을 보강하는 데 사용된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경제 상황의 급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금은 추가경정예산보다 국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하고 행정부의 재량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으로 제기됐다. 여유 재원이 발생했을 때 국가채무 상환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미래성장 엔진, 청년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 양극화 대응 및 모두의 성장, 국민안전·평화 등 5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에는 올해보다 97.2% 늘어난 21조3천억원을 투입한다.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에너지 대전환 등 미래 성장 엔진 분야에는 62조8천억원을 배정했다.
청년층 지원에는 43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올해보다 53.5% 증가한 규모다. 지방과 소상공인·농어민·취약 노동자의 민생 안정 등을 포함한 모두의 성장 분야에는 가장 많은 117조1천억원이 배정됐다. 국민안전과 평화 분야에는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장비·무기체계 확보와 재난·사고 대비 안전 시스템 강화 등을 위해 38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동시에 107조6천억원 규모의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이 가운데 38조6천억원은 소규모·관행적 사업과 불요·불급한 경상비, 저성과·유사·중복 사업비 등을 줄이는 재량지출 절감으로 마련한다. 나머지 69조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와 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 등을 통한 의무지출 절감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는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 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산을 확정한다. 예산안의 법정 의결 시한은 12월 2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