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최대 야당 세력인 중도개혁연합(CRA)이 결성 7개월 만에 분열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CRA의 오가와 준야 대표는 8월 31일 국회에서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지도부와 회의를 열고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협력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CRA는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의 중의원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입헌민주당은 좌파 성향의 정당이며, 공명당은 26년 동안 자유민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했던 정당이다.
당초 세 정당은 양당의 참의원 의원까지 포함하는 완전 합당 방안을 8월 말까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입헌민주당이 참의원 의원들의 CRA 합류에 반대하면서 지난 29일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오가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틀을 마련해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CRA와 공명당이 국회 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기존 세 정당 간 협력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명당의 다케야 도시코 대표는 입헌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공명당은 참의원에서 자체적인 합당을 추진할 경우 CRA가 공명당 중심의 색채를 더욱 강하게 띠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중도 세력을 확대한다는 당초 목표와 어긋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명당 출신 중의원 의원 28명이 모두 CRA를 이탈할 경우 CRA의 의석은 21석으로 줄어 중의원에서 세 번째로 큰 야당이 된다. 반면 공명당 출신 의원 그룹은 28석으로 국민민주당과 함께 중의원 최대 야당 세력에 해당하게 된다.
CRA는 총선에서 4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선거 전 167석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과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총선에서 압승하며 465석의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을 확보했다.
CRA의 합당 추진이 무산되면서 참의원에서는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별도의 정당으로 계속 활동하게 됐다. 참의원에서는 여권 연립세력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야권의 향후 협력 여부는 내년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야권이 다시 분열될 경우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입헌민주당의 미즈오카 슌이치 대표는 지난 29일 회의에서 CRA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참의원에서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검토하자고 제안했지만, 공명당의 고위 관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분석가들은 CRA가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결성된 점과 국가안보 및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정책 차이가 합당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CRA의 정책이 공명당의 입장과는 상대적으로 가까웠지만 입헌민주당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원칙과는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완전 합당에 대한 폭넓은 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8월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1.0%가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기존 정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으며, 완전 합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