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당국에 최근 간첩 혐의로 체포된 캐나다 여성이 NATO 인턴으로 근무하기 전 캐나다의 여러 정부 기관에서 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보도했다.
CBC는 탐사보도를 통해 이 여성을 경제학 배경을 지닌 시스템 엔지니어 비웨이 장(Biwei Zhang)으로 특정했다. 그는 이전에 캐나다우주국(CSA)과 캐나다통계청(StatsCan)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웨이 장의 공개·직업 프로필은 벨기에 검찰이 제공한 정보와 일치한다. 검찰은 피의자를 '중국계 캐나다 국적자'로, 벨기에 몽스에 있는 NATO 군사본부인 유럽연합군최고사령부(SHAPE)의 인턴이라고 설명했다. 연방검찰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목요일 SHAPE 내 피의자의 주거지와 근무지가 수색됐고, 다음 날 '간첩 행위 및 범죄조직 가담' 혐의로 체포됐다.
비웨이 장이 법적 이름으로 보이나, 그는 직업적으로 '클레어 장(Claire Zhang)'이라는 이름을, 페이스북에서는 '카티나 장(Catina Zhang)'을 사용한다. 2025년 7월 두 개의 페이스북 그룹 게시글에서 장씨는 인턴을 시작하며 몽스에서 방을 구한다고 밝혔고, 2023년 세계무역기구(WTO) 인턴 직전에는 제네바에서 거처를 구했다. 이는 링크트인의 경력과 일치한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주 초 이 여성을 '클레어 Z'로 지목했으며, 한 보안 소식통은 그가 SHAPE의 IT 부서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오타와대에서 컴퓨터과학·시스템공학 석사를 마친 장씨의 배경과 부합한다. 소식통은 그가 '학생이 아니며' '30대'라고 설명했고, 페이스북 아이디 'biwei.zhang.93'은 1993년생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럽 탐사매체 팔로더머니와 언론 파트너들도 유사한 신원 정보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의 보안 심사 절차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게리 아난다상가리 공공안전부 장관은 문제의 인물이 캐나다 기관에서 근무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일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링크트인 프로필에 따르면 장씨는 2017년 국가연구위원회 데이터과학자(6개월), 2018년 4월~2022년 10월 통계청 경제학자, 2022년 5월부터 캐나다우주국 시스템 엔지니어 등 연방기관의 여러 직책을 거쳤다. 유럽우주국(ESA) 정책분석가, WTO 경제연구통계부, 캐나다표준위원회 '미러 위원회' 경력도 기재돼 있다. ESA는 성명에서 보안 인가가 필요 없는 직위에는 표준 심사 절차를 적용하며, 기밀정보가 관련될 경우 해당 국가 보안 당국의 종합 검증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비웨이 장은 앞서 캐나다국경서비스청(CBSA) 지원 과정에서 두 개의 다른 이름과 이메일로 지원하고 복수 지원 여부를 밝히지 않아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공공서비스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사법심사를 청구했으나, 연방판사는 2024년 8월 이를 기각했다.
전직 캐나다안보정보청(CSIS) 정보관 댄 스탠튼은 CBC에 사건을 직접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NATO가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직이 NATO 같은 조직에 '아킬레스건'과 같은 '훌륭한 침투 경로'라고 지적하며, "첩보에서 가장 큰 비밀들은 파일을 훔치거나 데이터뱅크에 접근한 결과가 아니라 대화와 엿듣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벨기에 당국은 이 여성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최소 한 달 더 재판 전 구금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