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으로 약 8조9천억 엔, 우리 돈으로 약 84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예산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달 말까지 재무성에 예산 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일부 사업까지 연말 예산 협상 과정에서 확정될 경우 최종 방위예산은 요구액보다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른바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대한 대응이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AI가 전쟁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자위대의 작전 능력을 이에 맞춰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적의 일회용 공격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지대공 미사일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요격 드론 도입을 추진한다. AI를 활용한 지휘통제 능력을 강화하고, 기밀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도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장거리 미사일 전력 확대도 예산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일본은 적 기지 등에 대한 반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출력 레이저와 마이크로파 무기 연구에도 투자를 확대해 보다 저비용·고효율의 방공망 구축을 추진한다.
이번 방위예산 요구는 일본이 2023~2027회계연도 사이 총 43조 엔을 투입하기로 한 5개년 방위력 증강 계획에 기반하고 있다. 일본은 2022년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채택한 이후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방위비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약 10조 엔 규모의 방위비를 편성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동아시아의 군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의 방위력 증강을 이른바 ‘신군국주의’ 움직임으로 규정하며 비판해왔다.
일본은 이미 방위 관련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기존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25회계연도에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2026회계연도 방위예산 역시 약 9조 엔 규모로 확정된 만큼, 일본의 군사력 증강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