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향후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약 4천명의 인력을 감원하기로 했다.
JLR은 월요일 약 4천개의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감원은 주로 급여를 받는 사무직과 관리직, 연구직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공장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가능한 많은 감원을 희망퇴직과 자연 감소를 통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JLR은 전 세계적으로 약 4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영국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약 3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생산직 일자리가 대부분 감원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이번 인력 감축의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JLR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약 17억 파운드, 미화 약 23억달러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연간 약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비용 구조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수요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과거보다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됐다.
JLR의 최근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보다 약 21% 감소한 229억 파운드로 집계됐다. 도매 판매량은 23% 이상 감소해 약 30만8천대를 기록했으며, 세전이익은 전년 25억 파운드에서 1천400만 파운드로 급감했다.
JLR의 모기업인 인도 타타모터스는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미국의 높은 수입 관세와 중국 및 유럽에서의 고급차 수요 둔화,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공격 등을 지목했다.
미국의 수입 관세는 JLR의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과 유럽에서도 고급차 수요가 약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공격으로 생산라인이 수주 동안 중단되고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JLR은 인력 감축과 동시에 향후 12개월 동안 신차 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5년 동안 전동화와 디지털 시스템, 제조시설 개선, 고객 경험 등에 150억~180억 파운드를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의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향후 신차와 공장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은 감원 계획에 반발했다. JLR 노동자 다수를 대표하는 유나이트의 샤론 그레이엄 사무총장은 영국 자동차 산업에서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수개월 동안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사무총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문제에 대한 대가를 다시 치르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나이트는 시간급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JLR 최고경영자와 존 힐리 기업·통상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나이트 전국 담당관 데스 퀸 역시 JLR 노동자들에게 매우 우려스럽고 스트레스가 큰 시기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영국 재무장관 존 힐리가 인근 코번트리에서 지역 경제 성장을 주제로 연설한 날 함께 나왔다. JLR의 공장들은 웨스트미들랜즈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부품 제조업체와 물류업체로 이어지는 공급망의 중심에 있어 감원 여파가 회사의 직접적인 고용 인원을 넘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JLR은 현재 4천개의 일자리가 어느 공장이나 부서에서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향후 몇 주 동안 노동조합과 근로자 대표기구와 협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LR은 사무직과 엔지니어링 인력을 축소하면서도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향후 신차 개발과 제조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와 노동자, 영국 정부에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