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체중감량 약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밀수와 비공식 유통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연방세무국에 따르면 지난 4월 파라과이에서 도착한 관광버스를 세관 당국이 검사하는 과정에서 연유가 담긴 병 안에 인기 체중감량 약물인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가 들어 있는 수백 개의 바이알이 발견됐다. 전체 적발 물량은 2,500개를 넘어 브라질에서 발생한 체중감량 약물 압수 사례 가운데 대규모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국경 지역에서는 체중감량 약물로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오토바이 배기관이나 신발 밑창을 위조한 공간 등 예상하기 어려운 장소에 숨겨진 채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제한적인 구매력, 취약한 법 집행 등이 밀수되거나 허가되지 않은 주사제의 사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2018년부터 2026년 8월 중순까지 체중감량 약물과 관련된 사망 83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합병증은 3,600건 이상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0%가 넘는 합병증이 2025년과 2026년에 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올해 체중감량 약물 판매 규모는 약 70억 달러로 추산되며, 투자은행 이타우 BBA는 이 가운데 51%가 조제약을 취급하는 약국과 파라과이에서 밀수된 제품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로이터는 허가되지 않은 GLP-1 계열 약물이 사망과 합병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파라과이에서 제조된 체중감량 약물 T.G.도 브라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과이 보건 규제기관인 디나비사는 T.G.를 승인했으며, 의약품 운송에 대한 책임은 파라과이 정부나 해당 기관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브라질 보건규제기관 안비사에 따르면 공식적인 평가를 거치지 않는 것은 밀수 제품이며, 조제 의약품은 기술 기준을 충족하고 현지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는 약물의 제조와 운송 과정도 우려하고 있다. 의사와 약사, 브라질 당국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보관과 고온 노출이 주사제의 상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제품 표시에는 급성 췌장염 위험이 제시돼 있으며, 브라질 보건규제기관은 GLP-1 계열 약물의 부적절한 사용과 관련한 급성 췌장염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약물은 처방에 따라 의료진의 감독 아래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전역에서 불법 GLP-1 체중감량 약물 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위조방지협회에 따르면 압수량은 2024년 609개에서 2025년 6만787개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주사제 대신 가격이 낮고 허가를 받은 체중감량 약물의 공급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규제된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브라질 규제기관은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에 대한 국내 최초의 대체 제품인 오지비를 승인했으며, 이후 다른 브랜드들도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