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올레시카 기아 위기 심화…주민 6천명 대피 통로 요구

55분 전3우크라이나, 올레슈키
우크라이나 올레시카 기아 위기 심화…주민 6천명 대피 통로 요구AI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올레시카에서 식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주민들의 기아 위기가 커지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식량을 직접 거래하거나 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지만 지뢰와 폭발물 위험으로 대피와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며, 긴급 대피가 필요한 주민은 358명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올레시카에서 식량 부족이 심화하면서 주민들의 생존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한 주민은 남은 채소로 만든 이른바 ‘올레시카 보르시’를 사진으로 보내면서 기장을 넣고 달걀 2개를 추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양배추는 없지만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올레시카시 군정청장 테티아나 하사넨코는 이 같은 메시지를 매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일종의 희망을 전달받기를 원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희망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사넨코에 따르면 올레시카에 마지막으로 식량이 전달된 것은 5월 말이었다. 그는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단순한 기아가 아니라 기근이라고 표현했다.

올레시카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드니프로강 왼쪽 강변에 위치해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점령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2023년 6월에는 카호우카 발전소 폭발과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도시 대부분이 침수됐다. 이로 인해 많은 주택의 지하에 보관돼 있던 식량에 장기간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하사넨코는 상황이 지난 겨울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 지역에는 어린이 180명을 포함해 약 6천 명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이미 전기와 가스 없이 생활하는 데 익숙해졌으며, 우물에서 물을 길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또다시 혹독한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레시카 주민 할리나는 현지 매체와의 통화에서 하루 식사로 물과 밀가루로 만든 납작한 빵에 사과 소스를 바르고 설탕이 없는 차를 마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에만 외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시장 광장에 모여 최신 소식을 확인하고 각자 보유한 식량이나 텃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거래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할리나는 당시 애호박이 1㎏당 1천 루블에 판매됐으며, 밀가루 한 포대가 20만 루블에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올레시카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거리의 스카도우스크까지 미니버스가 운행됐으며, 이후 크림반도나 러시아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해당 차량들은 올레시카에 식량을 운반해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니버스가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구급차 2대가 운행에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반 동안에는 운전기사 한 명이 이동 중 사망하면서 구급차 역시 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민은 전했다.

현재 주민들은 남쪽으로 20㎞ 떨어진 라덴스크 마을에서 식량을 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걸어서 이동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를 원하는 주민들은 또다시 20㎞ 떨어진 타라시우카 마을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후 미니버스나 히치하이킹을 통해 스카도우스크로 이동할 수 있지만 해당 경로에는 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동하던 과정에서 여성 2명이 사망했으며, 올레시카에서는 지뢰와 폭발물로 부상한 주민들도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의료 지원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병원에 외과의사가 있지만 마취과 의사와 의약품이 없어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원 환자들의 식량 사정도 악화됐다. 주민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에는 수프와 구운 반죽 두 조각이라도 제공됐지만, 현재는 물에 끓인 세몰리나 죽 한 숟가락 반 정도와 차가 제공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피 과정에는 지뢰 위험 외에도 다른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 여권이나 우크라이나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현금도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인 이른바 ‘그린 코리더’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테티아나 하사넨코 올레시카시 군정청장은 점령 당국이 주민들을 임시 점령 지역 안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레시카 주민들의 대피 논의는 지난 봄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장 드미트로 루비네츠의 주도로 올레시카시 당국은 대피를 희망하는 주민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루비네츠는 긴급하게 대피해야 하는 주민이 358명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당국이 파악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올레시카에 6천 명이 넘는 주민이 남아 있으며 이들을 구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는 대피를 위한 예비 합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이 휴전을 보장하고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대피를 지원하는 방식이 논의됐다.

그러나 루비네츠는 러시아가 상당 기간 대피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테티아나 하사넨코는 올레시카 주민들이 대피가 언제든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 주민들에게 어떤 희망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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