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국유화한 철강업체 브리티시 스틸(British Steel)의 운영에 막대한 공공자금이 투입되면서 정부에 구체적인 장기 운영계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정부는 철강 생산의 미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7월 브리티시 스틸을 공공 소유로 전환했다. 앞서 정부는 스컨소프(Scunthorpe) 제철소 폐쇄와 약 4천 개 일자리 손실을 막기 위해 개입한 바 있다.
현재 브리티시 스틸 운영에는 하루 약 130만파운드가 투입되고 있으며, 2028년까지 누적 비용이 최대 15억파운드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6월 중순까지 외부 자문 비용을 제외하고 근로자 임금과 원자재 구매 등에 5억5천500만파운드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하원의 공공회계위원회는 정부가 브리티시 스틸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상태로 만들 사업모델을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어떤 생산모델을 갖출지, 영국 경제에서 브리티시 스틸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탈탄소화 경로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 등을 포함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브리티시 스틸에 투입되는 자금이 최종적으로 얼마나 필요할지, 현재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추정치조차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 부위원장 클라이브 베츠는 브리티시 스틸을 구하기 위해 공공 소유로 전환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제 정부가 회사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납세자가 상당하고 증가하는 비용과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으며, 투입된 자금이 회수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브리티시 스틸을 안정시키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을 임명한 상태다. 그러나 공공회계위원회는 정부가 공공자금으로 기업을 계속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철강산업의 다른 분야에도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판은 노동당 정부가 영국의 세 번째로 큰 철강 생산업체인 요크셔 기반 스페셜리티 스틸 UK도 국유화한 직후 나왔다.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약 1천300개의 일자리를 보호하려 했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기업장관은 당시 정부가 민간기업에 가볍게 개입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브리티시 스틸의 전 소유주 징예(Jingye)는 국유화 당시 회사가 자신들에게 약 10억파운드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고 별도로 주장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국제조약상의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브리티시 스틸 국유화는 영국과 중국 간 관계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번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