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수백 명이 목요일 방콕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인들의 태국 내 활동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외국인의 토지 보유와 현지 문화 존중 문제 등을 둘러싼 불만이 수개월간 이어진 가운데 열렸다.
시위는 정치운동가 손디 림통쿨이 이끌었다. 시위대는 태국 국기를 흔들며 “태국을 지켜라”, “태국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반유대주의적 내용이 담긴 문구도 등장했다.
손디 림통쿨은 이스라엘인들이 태국에서 자신들의 공동체를 만들고 국가를 점유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외국인에 대한 태국의 환대가 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인 거주자와 관광객을 둘러싼 국내법 위반, 공공질서 훼손, 현지 전통과 문화에 대한 무시, 반복적인 대금 미지급 및 서비스 관련 사기 등의 불만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제기한 핵심 문제 중 하나는 이스라엘 국적자들이 명목상 태국인과의 관계를 이용해 태국인에게만 허용된 토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태국 남부의 사무이섬과 파간섬, 푸껫 등에서는 외국인의 토지 취득을 둘러싼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파이 지역에서도 태국인과 이스라엘인 사이의 갈등이 확산됐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태국 이스라엘 대사 알로나 피셔-캄은 일부 이스라엘 방문객들이 부적절하게 행동한 사례는 인정하면서도 이스라엘인들이 태국을 식민지화하려는 시도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인을 특정해 불법적인 명의 대여 토지 보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셔-캄 대사는 이스라엘 관광객 대부분은 태국을 존중하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태국 법률을 위반한 사람을 대사관이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인들이 태국에 입국하기 전과 현지에서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외교장관 시하삭 푸앙켓깨우는 피셔-캄 대사와 회동한 뒤 양국 관계가 추가적인 갈등으로 긴장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일부 이스라엘인의 행동을 전체 이스라엘인에 대한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태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태국에 체류한 이스라엘 국적자는 약 3만1,000명이었으며,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이스라엘인은 42만202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