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면서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갈등이 한층 격화됐다.
조 대법원장은 22일 취재진에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25일 만에 재제청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관 공석 문제도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청와대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6개월이 지났으며, 대법관 1명이 담당하는 사건이 연간 3천500∼4천600건에 이르는 상황에서 대법관 1명의 공백이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국민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와 관련한 절차를 언급하면서, 지난달 28일자 재제청 요청 문서에 재제청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제청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충돌은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 발생했다.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뒤 조 대법원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대법관 공석 문제와 함께 양측의 갈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