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부인 부패 재판행…산체스 정권에 커지는 정치적 위기

56분 전12스페인, 마드리드
스페인 총리 부인 부패 재판행…산체스 정권에 커지는 정치적 위기AI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산체스 총리를 둘러싼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법원은 고메스에게 여권을 제출하고 출국하지 말 것을 명령했으며, 매달 두 차례 법원에 출석하도록 했다. 산체스 총리 측근과 집권 사회당을 둘러싼 여러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립정부의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산체스 총리를 둘러싼 정치적 위기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

스페인 판사는 지난 20일 고메스에게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도록 결정하고 여권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고메스의 출국을 금지하고 매달 두 차례 법원에 출석하도록 명령했다.

후안 카를로스 페이나도 판사는 앞서 고메스에게 횡령, 영향력 행사, 사업상 부패, 자금 유용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판사는 고메스가 산체스 총리와의 결혼 관계를 이용해 마드리드의 한 대학에서 자신의 경력을 발전시키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메스와 산체스 총리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해당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비판해 왔다.

이번 수사는 2024년 반부패 단체인 마노스 림피아스가 고메스를 상대로 영향력 행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산체스 총리는 약 일주일 동안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지를 고민하기도 했다.

산체스 총리 측근을 둘러싼 다른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집권 사회노동당 본부에는 경찰이 진입해 자료를 요구했으며, 전직 사회당 총리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와 산체스 총리의 전 측근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사파테로 전 총리는 소형 항공사 대출과 관련해 조직범죄, 영향력 행사, 문서 위조 혐의가 제기된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됐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아발로스 전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약 6천만달러 규모의 마스크 구매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재판에 앞서 7개월 동안 구금되기도 했다.

산체스 총리의 형제인 음악가 다비드는 포르투갈 국경 인근 바다호스에서 영향력 행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혐의는 9년 전 그가 특정 직책에 임명된 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체스 총리 본인은 현재까지 제기된 부패 사건에서 피고인으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잇따른 수사로 이미 취약한 연립정부의 기반이 더욱 약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며, 사회노동당은 여러 지역 선거에서도 잇따라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마드리드의 사회노동당 본부에 대한 경찰 수색 역시 산체스 총리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스페인 고등법원에 따르면 해당 수색은 사회노동당이나 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사법 절차를 약화시키려는 네트워크 의혹과 관련된 수사의 일환이었다.

수사는 당 자금이 사회당 인사와 측근들에 대한 법적 문제를 비판하는 언론인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야당인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최근 산체스 정부가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산체스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스페인의 다음 총선은 내년 8월까지 치러질 예정이지만, 연립정부가 그 전에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일부 바스크 정당은 정부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급진좌파 성향의 수마르 역시 당 자금의 불법 사용 증거가 드러날 경우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여론조사에서는 현재 선거가 실시될 경우 국민당이 승리하고 극우 성향 복스와 함께 과반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스페인 헌법상 총리가 물러나려면 의회가 대체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 분열된 의회에서 일부 정당, 특히 분리주의 성향 정당들은 국민당과 대립 관계에 있어 페이호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2023년 재선 과정에서도 복잡한 연립 구성을 통해 집권을 이어갔다. 현재 산체스 총리는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잇따른 사건의 재판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에 유리하게 나오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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