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헌법재판소(TK)의 지휘권을 둘러싼 충돌이 주말 내내 풀리지 않고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다.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정당 대표들을 불러 긴급 협의를 열었지만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같은 날 밤 TV 연설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 긴급 협의 열었지만 합의 실패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30일 헌재 소장 직무정지가 "국내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31일 대통령궁에서 긴급 협의를 소집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야당 법과정의당(PiS)과 컨페더레이션 등이 참석했고, 투스크 총리의 시민연합(KO)과 신좌파는 불참했다.
대통령은 앞서 31일 새벽 헌재 청사를 직접 찾았다. 그는 측근이 대독한 성명에서 "공공질서가 침해됐고 헌법기관이 강제로 장악됐다"고 밝혔다. 대통령 측은 직무정지된 바르트워미에이 소하인스키 부소장이 청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판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대치도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투스크 "어떤 사안은 타협 불가"
투스크 총리는 31일 밤 TV 연설에서 헌재가 "헌법에 맞게, 나와도 독립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어떤 사안에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타협 요구를 도둑이 훔친 물건의 절반을 달라는 것에 빗댔다. 법치 회복이 고통스럽지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지휘부가 맞선 헌재
헌재 안에서는 두 지휘부가 각자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코르빈-피오트로프스카 재판관은 소장과 부소장의 직무를 1개월간 정지하고 자신이 임시로 재판소를 이끈다고 밝혔다. 시비엔츠코프스키 소장 측은 이를 "쿠데타"로 규정하며 인정하지 않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시비엔츠코프스키 소장은 1일 아침 청사 앞에 나타나 "나는 여전히 소장이다. 아무도 나를 해임하지 않았다"며 매일 출근해 출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전직 헌재 소장 4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직무정지가 위기를 끝낼 유일한 길이라며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사 경비는 경찰이 계속 맡고 있다.
EU는 정부 쪽에 무게…3일 재판관 총회가 분수령
EU 집행위원회는 31일 나브로츠키 대통령에게 의회가 선출한 신임 재판관들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하원(세임)이 지명한 재판관 6명 가운데 3명의 선서를 거부해 왔고, 시비엔츠코프스키 소장도 이들의 심리 참여를 막아 왔다.
다음 분수령은 3일이다. 코르빈-피오트로프스카 재판관은 이날 예산 등을 논의할 재판관 총회를 소집했다. 시비엔츠코프스키 소장은 자신이 인정하는 재판관들이 총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무정지 기간은 11월 말까지여서, 두 지휘부가 맞서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