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러시아 첫 도로교량 완공…관광보다 국경 물류망 구축에 무게

1시간 전19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라선시
북한·러시아 첫 도로교량 완공…관광보다 국경 물류망 구축에 무게AI

북한 라선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야코프 노비첸코 도로교량이 완공됐다. 개인 차량을 이용한 관광객의 국경 통과는 계속 제한되며, 연말부터 단체 관광버스와 화물차 운행이 예상된다. 새 교량은 북·러 간 교역과 인력 이동을 지원하는 통제형 물류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첫 전용 도로교량이 완공됐다. 다만 교량 개통이 외국인 관광객의 자유로운 육로 이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관광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입국하는 관광객을 계속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북한 방문은 당국의 승인을 받은 여행사가 운영하는 단체관광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관광객의 이동 경로와 방문 지역도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라선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을 연결하는 야코프 노비첸코 교량은 2025년 4월 착공됐다. 북한 관영매체는 9월 8일 교량 완공 소식을 전했으며, 준공식은 하루 전인 9월 7일 양국 국경 양쪽에서 열렸다.

교량의 명칭은 1946년 평양에서 김일성에게 투척된 수류탄을 막아냈다고 북한에서 알려진 옛 소련 군인 야코프 노비첸코의 이름에서 따왔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은 2024년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도로교량 건설에 합의했으며, 양국을 잇는 첫 직접 도로 연결망은 약 1년 6개월 만에 완공됐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해당 연결로는 왕복 2차선 도로로 건설됐다.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약 5㎞이며, 교량 자체의 길이는 약 1㎞다. 하루 최대 약 300대의 차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두 나라를 직접 연결하는 육상 운송로는 사실상 두만강 철교에 의존해 왔다. 새 도로교량이 추가되면서 관광객과 화물의 이동 경로가 늘어나게 됐으며, 모스크바와 평양은 이를 인적 교류와 관광, 상품 교역 확대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관광사업자협회에 따르면 러시아 관광객이 개인 차량을 몰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라선으로 직접 이동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북한 관광은 앞으로도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여행사가 운영하는 단체관광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단체 관광버스는 연말부터 새 교량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관광사업자협회는 국경 통과 시설이 연말 무렵 완전히 운영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단체관광의 일부로 블라디보스토크와 라선을 연결하는 버스 운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광상품을 운영할 여행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연해주를 기반으로 하는 업체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도 교량 완공을 환영하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만나는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행객들은 해당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버스와 열차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보스토크 인투르는 북한이 코로나19 관련 국경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단체관광을 주도해 왔다.

다만 러시아 관광사업자협회는 관광버스 운행이 당분간 라선 지역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교량 완공이 북한의 독립여행 허용 정책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교통수단은 확대될 수 있지만 관광객의 국내 이동과 방문 가능 지역은 계속 국가 통제 아래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새 교량의 의미가 관광보다 화물 운송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는 해당 도로를 화물 운송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양국 육상 교류가 철도에 크게 의존해 온 가운데 도로 연결망이 추가되면 소규모·분산형 화물 운송과 통관 방식에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위성사진 분석에서는 양국 국경 양쪽에서 세관과 화물 처리시설이 개발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또한 중국과 북한 사이 일부 국경 통과 지점처럼 외국 차량이 북한 내부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국경 인근 창고에서 화물을 옮겨 싣는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새 교량은 국경을 개방하는 시설이라기보다,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국경 간 물류 효율을 높이는 기반시설로 기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새 교량을 통한 무기 수송이 이뤄졌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확인된 활용 목적은 관광과 일반 화물 운송이다. 북·러 간 군사협력은 새 교량과 별개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한국 국방정보당국의 평가를 인용해 북한이 2024년 이후 러시아에 1만6천 명 이상의 인력을 보냈으며, 포탄 1천500만 발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존 철도 연결망에 도로교량까지 추가되면서 양국 협력의 지속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로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는 설명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이후 군사·경제 협력을 확대해 왔다. 양국 관계가 무기 거래를 넘어 보다 제도화된 군사협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북한은 중국과 연결되는 신압록강대교 주변의 세관과 도로시설에 대한 작업도 확대하고 있다. 위성사진에서는 신압록강대교 북측 지역의 세관시설과 창고, 진입도로 건설이 최근 빠르게 진행된 정황이 나타났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깊어지고 북한과 중국 간 교역 기반시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북한의 대외 운송·교역망은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 도로교량의 개통은 관광 자유화보다는 통제된 국경 이동과 상시적인 물류망 구축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 관광객의 이동은 여전히 제한되지만, 단체 관광과 화물 운송, 승인된 인력의 이동에는 새로운 경로가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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