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 정부의 보안군이 고(故)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지도자의 얼굴을 본뜬 엑스터시 정제 약 10만정을 압수했다.
리비아 국가통신사 LANA에 따르면 대테러·조직범죄 대응기관인 라다(Rada)는 토요일 해당 물량을 적발했다. 압수된 정제에는 카다피가 특유의 복장을 착용한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라다는 범죄 조직이 유럽의 한 국가를 거쳐 해당 약물을 유통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물량은 공개되지 않은 항구를 통해 해상으로 반입됐으며, 르노 마스터 밴 내부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들이 체포됐으며, 이후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당국은 압수된 정제를 엑스터시로 확인했다. 해당 약물은 일반적으로 MDMA와 연관된 각성제로 알려져 있다.
한편 리비아 동부의 벵가지에서도 별도의 마약 단속이 진행됐다. 칼리파 하프타르 원수와 그의 무장세력인 리비아국민군(LNA)에 연계된 세력이 통제하는 벵가지에서 형사수사기관은 캡타곤으로 분류한 정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은 해당 캡타곤의 제조지로 시리아가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캡타곤은 시리아 내전 기간 중 중동 지역에 대량으로 유통됐으며, 당시 알아사드 정권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전해졌다.
뉴라인스연구소 분석가들은 시리아의 캡타곤 거래가 정점에 달했을 당시 연간 최대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으며, 알아사드 가문 주변 네트워크가 연간 약 24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해당 거래가 본격적으로 산업화된 2018~2019년 이후 정권의 전체 수익 규모는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정부는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동생 마헤르와 관련 인사들이 정권이 통제하던 시설에서 마약 생산과 수출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제재를 부과했다.
시리아 라타키아와 벵가지 사이의 마약 거래 연결고리도 과거부터 확인돼왔다. 2018년 12월 그리스 당국은 라타키아에서 출발해 리비아 동부 항구도시 벵가지로 향하던 선박에서 캡타곤 300만정 이상을 적발한 바 있으며, 시리아에서 벵가지로 향한 컨테이너에서 수백만정의 정제가 발견됐다는 별도 보도도 있었다.
카다피의 얼굴을 새긴 정제는 과거에도 리비아에서 적발됐다. 2025년 8월 벵가지 당국은 카다피의 얼굴이 새겨진 캡타곤 계열 정제를 압수했으며, 법의학 전문가들은 이를 MDMA 계열 마약으로 확인했다. 당시 수사관들은 제조지가 시리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달 별도의 단속에서는 카다피 얼굴 모양의 엑스터시 45정이 포함된 총 1,355정의 각종 알약이 적발됐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서로 다른 카다피 모양 정제들이 동일한 제조 또는 밀매 조직과 연결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다피는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했으며,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반란군에 붙잡혀 사망했다. 이후에도 리비아 일부 지역에서는 카다피의 이미지가 의류나 공개 행사 등에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026년 평가에서 리비아가 정치적 분열과 취약한 국경 통제 등의 영향으로 합성 마약의 지역 내 주요 운송 거점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4년 12월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시리아의 새 당국은 알아사드 정권의 옛 기지 등에서 대규모 캡타곤 생산·보관 시설을 발견하고 여러 시설을 파괴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부 생산과 거래는 소규모 네트워크로 분산돼 지속되고 있으며, 유엔 전문가들은 2025년 말까지 상당한 규모의 비축 물량이 역내에 남아 있었다고 보고했다.
